영화 매주 2~3편씩 보러 극장에 가서 별의별 영화 다 본다고 장담할 수 있는데 이렇게 당황스러운 영화는 또 처음이다
설정만 좋고 전개가 엉망인 영화도 많이 봤고
전형적인 용두사미, 마무리를 제대로 못 짓는 영화도 많이 봤고
보고나면 화나는 영화도 많이 봤는데
이 영화처럼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 영화도 처음임
제일 당황스러운 건 이게 원작이 있는 영화라는 거임
엑시던트라는 2009년 홍콩영화가 원작인데 도대체 어쩌다 이런 결과물이 나왔는지 궁금해서 원작 봐야 될 것 같음
사실 영화 개많이 보다 보니까 망작은 보기 전에 감이 옴
대부분 사람들은 재밌는 영화를 보려고 하겠지만 난 워낙 많이 보다 보니 재미없을 걸 알면서도 보러가는 경우가 많은데 재미없을 줄 알았는데 정말 가끔씩 건지는 명작을 발견하는 재미가 또 있단 말임
하여튼 설계자는 사실 이미 불안하긴 했음
영화가 개봉 대기 상태로 오래 있는 경우는 여러 변수가 있겠지만 사실 대부분은 결과물에 자신이 없는 경우가 많음 설계자는 천박사보다 이전에 찍었던 작품이고 범죄 스릴러 장르라 장르적으로 한국 시장에서 나름 메이저라 딱히 미뤄질 이유가 없었음
그리고 cgv 서프라이즈 쿠폰을 8천장이나 뿌렸지 서쿠를 5천장 이상 뿌리는 영화는 망작이라는 내 나름대로의 망작 판독기가 있음
영화 보러 들어가기 전에 에그가 이미 박살난 걸 확인했고 도대체 어떻길래 하면서 봤는데 의외로 초반 1시간은 꽤괜ㅇㅇ
용두라고 할 수는 없지만 대중오락영화로서 관객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전개였음
그러다가 갑자기 어느 시점에서 이걸 쓰고 연출한 감독은 뭔말인지 이해를 한 걸까 싶은 띠용스러운 전개로 바뀌더니 주인공 캐릭터가 급격히 붕괴됨 완전히 망가져버림
의도는 뭔가 반전을 주고 싶었던 것 같은데 막상 보면 이게 반전인지도 모르겠고 000 캐릭터는 그래서 뭐였을까 싶고 누군가 설계자 어떤 영화인데? 물어보면 뭐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음
이걸 촬영하고 편집하면서 권한이 있는 관계자들은 이상함을 못 느낀 걸까?
하다 못해 완성본으로 내부 시사회를 했을텐데 제작사와 배급사는 이게 최선이었던 걸까
이요섭 감독은 전작 범죄의 여왕으로 흥행은 실패했어도 평은 좋았는데 어쩌다 이런 영화를 만들게 됐을까 심지어 원작도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