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는 솔이를 향해, 솔이는 선재를 향해 세상 그 무엇도 아깝거나 아쉽지 않을 만큼 커다란 애정을 쏟아붓는다. 조건 없이 무한정 샘솟기만 하는 이런 사랑은 부모님과 자식, 그리고 연예인과 그 팬들 사이에서나 볼 수 있는 독특한 감정의 형태다. 최근 이 감정의 소용돌이 속 한복판에 서 있는 변우석에겐 이런 애정들이 전보다 좀 더 절절하게 느껴지고 있다고 했다.
“저는 그 감정이 엄청 특이하고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만나서 피부를 맞닿아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멀리서 제 모습을 보고 좋아해 주시는 감정들이잖아요. 그런 쉽지 않은 애정을 보여주시니 그분들이 ‘선재야’ ‘우석아’하고 저를 불러주실 때마다 어떻게든 하나라도 더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이렇게 조건 없이 누군가에게 모든 감정을 주고 그를 좋아해 줄 수 있다는 건 정말로 어려운 일이니까요. 어떻게 그렇게까지 사람을 좋아할 수 있을까…. 그런 걸 생각하면 정말 소중한 감정인 것 같아요.”
종영한 뒤까지도 ‘류선재’로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변우석에게 누군가는 변우석 아닌 류선재라는 이름표가 생각보다 더 길게 그의 뒤에 따라 붙을 것을 걱정했다. 하나의 캐릭터로 이토록 깊은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모든 배우에게 꿈같은 일이지만, 동시에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할 그들의 발목을 무겁게 만드는 족쇄가 되기도 한다. 류선재보단 배우 변우석으로 ‘선재 업고 튀어’ 이후의 삶을 그려나가야 할 그에게도 아직은 이를 수 있지만, 한 번쯤 깊게 고민해 볼만 한 지점이지 않을까.
“제가 연기한 모든 캐릭터들은 계속해서 제 인생과 함께 하는, 마치 한 권의 책을 이루는 페이지 같다고 생각해요. 그중에서도 선재는 더 특별하게 느껴지고요. 저는 사실 연기했던 캐릭터에서 벗어나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 편이지만, 다들 선재를 이렇게 좋아해 주시는데도 ‘다음 작품을 위해 빨리 선재를 보내야 해’하는 건 싫어요. 저는 대본을 읽고 연기하는 순간부터 선재를 너무 사랑했거든요. 그래서 더 특별하고, 또 더 보내주고 싶지 않은 것 같아요.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사람들이 계속 나를 선재로만 불러주면, 선재로만 봐주면 어떡하지’하고 조바심 내며 걱정하는 것보단 제가 계속해왔던 것처럼, 꾸준히 제 단점을 보완하면서 다음 스텝으로 향하는 게 앞으로의 변우석의 삶이자 배우로서의 삶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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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너무 잘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