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많은 것들을 놓치며 살아간다. 나에게 선재는 하늘의 별처럼 닿을 수 없는 아득히 먼 존재였다.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들로 뒤덮인 내 10대의 끝자락에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에 선재가 있었다는 걸.
매일 나와 같은 공기를 마시고, 같은 하늘을 보고, 같은 길을 걷고, 내 이름을 알고, 나를 구했다는 사실을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인연의 순간들을 놓치고 살아왔는지 나의 과거를 다시 마주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어쩌면 놓치지 말아야 할 순간들은 어딘가에서 찬란한 빛을 내며 끊임없이 나에게 신호을 보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 그것이 내가 이곳에 온 이유, 너와 내가 다시 만난 이유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