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도 멜로 드라마의 단골 소재가 되고 있다. '아는 맛이 진국'이라며 '신데렐라 스토리'를 적극 활용해 설렘을 극대화하는가 하면, 성역할 반전으로 클리셰를 역이용한 작품이 큰 사랑을 받기도 한다.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꾸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의 청춘들에게 필요한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들까지. 시대의 흐름에 발을 맞추며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2022년 방송된 SBS '사내맞선'과 2023년 방송된 JTBC '킹더랜드'는 '신데렐라 스토리'를 통해 '알고 봐도 재밌는' 로맨틱 코미디의 매력을 보여줬었다. 두 작품 모두 재벌가 남자 주인공과 당찬 매력의 여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를 유쾌한 톤으로 그려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클리셰'를 적극 활용하되, 여자 주인공들의 주체적인 면모를 강조해 '구시대적'이라는 비난은 피했다. '사내맞선' 속 신하리(김세정 분)와 '킹더랜드' 속 천사랑(임윤아 분)은 일에 대한 열정을 바탕으로, 당차게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는 인물들로 '백마 탄 왕자'에게 의존하는 과거의 신데렐라와는 사뭇 다른 매력을 보여줬었다.
'신데렐라 스토리'를 역이용해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고, 나아가 색다른 재미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최근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tvN 역대 드라마 시청률 1위를 갈아치운 '눈물의 여왕'은 퀸즈그룹 재벌 3세 백화점의 여왕 홍해인(김지원 분)과 용두리 이장 아들 슈퍼마켓 왕자 백현우(김수현 분) 부부의 다시 시작되는 사랑 이야기로 성역할 반전을 시도했다.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꾸는 주인공을 통해 청춘 현실을 반영하기도 한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신데렐라가 되기로 마음먹은 여자가 사랑 따위 믿지 않는 백마 탄 재벌 왕자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 작품으로, '노력해도 계층 간 이동이 힘든' 사회 현실을 반영했다.
특히 스스로 신데렐라를 자처하는 주인공 신재림(표예진 분)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남길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나대신꿈'의 크리에이터를 맡은 백미경 작가는 "'대놓고'라는 단어는 MZ세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단어라고 생각했다. 솔직하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지 않나. 그 단어가 MZ세대를 말해주는 단어라고 여겼다"라고 제목의 의미를 언급하면서 "MZ세대에게 신데렐라는 구시대적인 소재이기도 하지만, 이 작품에선 갑자기 주어지는 기회를 은유했다. 그것을 바라기도 하는 MZ세대에게도 맞는 주제라고 여겼다"라고 설명했었다.
백 작가의 설명처럼, 한때 '신데렐라 스토리'는 여자 주인공의 지나친 수동성 등을 이유로 지양해야 할 소재로 꼽히기도 했었다. 도발적인 메시지보다는, 약간의 변주를 통해 익숙한 재미를 주는 것에 그치는 작품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성역할을 바꾸고, MZ세대에 필요한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까지. 현실과 발맞추려는 노력이 동반이 된다면, 신데렐라 스토리가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듯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는 긍정적인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것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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