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 네 문단이 쩌는듯
+ 전문
오랜만입니다.
얼마 전 11주년이었는데 정신없다는 핑계로 짧은 글 하나도 못 남겼네요. 허허허
한 달 전에 컴백투미, 3주 전에 RPWP가 나왔죠. 작년 4월에 호석이와 함께 입대하려던 계획을 미루고 미루다 동생들과 손잡고 나란히 들어가게 되었죠. 23년은 그렇게 술과 작업으로만 보냈던 것 같아요. 친구의 병장 약장이 부럽지만.. 그래도 후회는 없답니다. (ㅎㅎ;)
제가 이런저런 소회를 직접 들려드리지 못한 첫 작업물이네요. 하고싶은 말들이 많지만 앨범에 모두 적혀있으므로.. 그저 오롯이 저 스스로 솔직하고자 발버둥친 앨범입니다. 오래오래 두고두고 읽어주시면 좋겠어요.
3일 전에 진 형이 드디어 전역을 했죠. 저 재밌자고 색소폰도 가져와서 불었지만 실은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먼저 가서 많이 외롭고 힘들지 않았을까.. 어땠을까. 1년 6개월은 여기 누구에게나 공평하니까요. 저희는 지금 형의 과거를 살고 있는 중이니까요.
오랜만에 나와보니 역시 바깥의 시간은 다르게 흐르는군요. 중력도 좀 다른 것 같고.. 다들 내 부재와는 상관없이 잘 살아가고 있구나. 잘 흘러가고 있구나. 헛헛한 기분도 들지만, 무엇보다 정말 오랜만에 멤버들이 모두 모여 한 잔 하고 허심탄회한 얘기들을 나눌 수 있어 좋았답니다(군대 얘기가 절반 이상이었지만..ㅋㅋ). 근 열 달 만인 것 같아요. 왜이리 이 사람들이 보고싶었는지.. 저도 종종 전화해서 다짜고짜 안부나 묻곤 했었어요.
진 형이 늘 얘기하곤 했었어요. 멤버들 엄청 보고싶다고. 너희도 그럴 거라고. 뿔뿔이 흩어져 강원도 어딘가에 살아보니 사무치게 이해가 돼버려요. 막상 얼굴 보고 얘기하니 그래도 변하지 않는 것들, 내가 돌아와야할 곳,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도 다시 깨닫게 되고. 우리 모두에게 의미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어디쯤 헤매고 있을까요?
내년 12주년에는 다들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요.
그리워서 그리고 또 그려서 그리워요.
벌써 열 한 해입니다. 또 한 해를 손꼽는 일일 뿐일 거에요. 먼저 여러분의 품에 안긴, 안길 진 형과 홉이에게 뒷일을 부탁합니다.
아직 많은 분들이 저희를 잊지 않고 기다려주고 사랑해주신다는 것만 깨닫고 가요. 늘 그랬듯 그저 멤버들 여러분 생각하며 또 하루하루 잘 지내볼게요.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다음 초여름을 기약하며
남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