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는 로맨틱코미디라 불리는 장르의 클리셰를 충실하게 따라가는 듯하면서 묘하게 비틀기도 한다. 가난한 여주인공, 부자지만 성격이 안 좋은 남자 주인공 그리고 그들의 계층 차이를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연출이 그렇다. 그렇지만 여주인공이 욕망에 충실하고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는 설정은 새롭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작품의 차이는 그 속에 감춰진 씁쓸한 단상이다. 재림은 인생역전을 하고 싶어하고 자신만만하기까지 한 캐릭터지만 스스로 내면의 열등감이 자극되는 상황이면 속절없이 허물어진다.
“힘들게 공부하면 뭐 되는데? 뭐, 공부한 걸로 취업은 되고? 그래, 설사 취업됐다고 치자 집은 사니? 요즘은 로또 맞아도 서울에 집은 못 사”라고 일갈하는 재림의 대사는 작품의 장르인 로맨틱코미디의 상황이 결국 고단한 삶으로부터 떠밀려들어온 결과라는 점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N포세대에게 연애, 로맨스, 사랑의 감정 역시 생존을 위해 스스로 단련해야 하는 일종의 기술이자 과정이 되는 씁쓸한 역설이다.
일단 평범한 로맨틱코미디의 전개를 거듭하는 작품의 후반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이 작품은 동화 같은 삶을 꿈꾸는 주인공들에게 냉혹한 현실이 드리워있다는 전제는 확실하게 깔고 가고 있어, 향후 지켜볼 만한 흥미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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