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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842414

차승원·강동원·한혜진·김민준·이종석·주우재·남주혁·변우석…. 현재 방송·예능·드라마 등을 오가며 국내외서 활동하는 톱스타들이다.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이 사람의 손길을 거쳤다는 것. 30년 넘게 모델 출신 스타들의 산파 역할을 해온 고은경 케이플러스 대표다. 자신도 1980년대 모델로 활동했다. ‘모델들의 모델’로 불린다.

[정보/소식] 30년간 연기력 갖춘 '모델테이너' 키워… 이젠 해외서 K모델 먼저 찾아 (고은경 케이플러스 대표) | 인스티즈

모델계에서 그는 선구자이자 이단아였다. 국내에 ‘패션 모델’이란 개념도 희박했던 1980년대부터 패션 전문 모델로 국내외 패션쇼에 나섰고, 1990년 초 ‘슈퍼모델’이란 개념을 앞세워 스타 모델을 양성했다. 최근엔 배우·가수도 키워내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몸집을 키웠다.

그가 발굴한 모델 출신 배우 변우석은 최근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를 통해 신드롬급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남주혁, 주우재, 장기용 등 최근 드라마와 예능 주역으로 활동하는 이들 역시 변우석과 함께 케이플러스 모델 출신이다. 일찌감치 해외시장을 두드리면서 ‘모델테이너’(모델+엔터테이너) 개념을 도입했던 것이 결실을 맺고 있다. 그동안 방송 출연이나 인터뷰 요청에도 “내가 아닌 제자들이 나가야 된다”며 손사레를 쳤던 그가 인터뷰에 응했다.

[정보/소식] 30년간 연기력 갖춘 '모델테이너' 키워… 이젠 해외서 K모델 먼저 찾아 (고은경 케이플러스 대표) | 인스티즈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장기용, 주우재, 변우석, 박형섭. 고은경 대표가 모델로 발굴한 이들은 현재 배우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고은경 대표가 전문 모델 육성을 꿈꾼 때는 1989년 차승원을 만났을 때였다. 모델 학원 강사로 일할 때 친구 따라 구경 온 이 고3 학생을 찍었다. 교복 차림의 수수한 모습이었다. “아우라가 절로 뿜어져 나왔어요. 해외 무대에서도 가능성 있겠다 싶었어요.”

그녀가 꼽는 ‘모델상’에는 철칙이 있다. 20대든, 30대든 교복이 잘 어울려야 한다는 것. 강동원을 처음 봤을 때가 그랬고, 지금의 변우석도 마찬가지다. “끊임없이 체형 관리를 하는 건 모델로서 기본이에요. 순수미(美)가 중요하죠.”외모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건 인성이다. 거짓말하지 않기, 지각하지 않기. 자신이 모델 시절이었을 때부터 40년 넘게 지켜온 철칙이다. 방송계 문턱을 넘나들면서 하나 더 생겼다. “키 크면 더 접어!” 90도 배꼽인사를 넘어 180도 인사를 하라는 뜻. 예의를 갖추라는 얘기. 세계 패션쇼 무대를 뛰었든, 해외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든 겸손한 마음가짐부터 가지라는 것이다.

고 대표를 만난 때는 최근 열린 밀라노 남성 패션 위크(14~18일) 직전이었다. 소속 모델 20여 명이 무대에 섰다. K모델들은 30여 년 전부터 세계 무대를 섭렵해왔다. 1990년 초 해외에 진출한 송경아·박둘선·노선미를 필두로 2000년대 혜박·한혜진·이성경 등이 그녀와 함께 해외 패션쇼를 접수했다. 그가 키운 모델 배윤영은 2015년 밀라노쇼 프라다의 독점 모델이자 샤넬 글로버 뷰티 모델로 활약했다. 파리 루이비통 독점 모델인 최소라는 2020년 글로벌 모델 랭킹 사이트 모델스닷컴이 꼽은 세계 모델 랭킹 1위를 기록했다.

처음엔 무조건 문을 두드렸다. 배낭 메고 다니며 발품을 팔았다. 때로는 애원도 했다. 누군가 펑크를 내면, 언제든 대신 나갈 준비를 했다. 트렌드를 몸으로 터득하고 감으로 배웠다. 해외 톱 모델들이 배우나 가수를 병행하는 것을 보고 연기·발성·춤 등 다양한 분야 전문 지도자를 영입해 가르쳤다. 무대 위 표현력은 모델들의 숨은 끼를 발산하게 했다. 자연스레 배우·가수로 꿈을 확대하기도 했다.

인터뷰 중에도 그의 휴대폰은 쉴 새 없이 울렸다. 세계적인 톱 모델사인 엘리트, IMG 등의 CEO가 직접 찾아오는 미팅 시간이 줄줄이 잡혀 있었다. 요즘 미국 뉴욕 등에는 아예 한국인으로만 구성된 모델 회사를 세우고 싶다는 외국 회사도 여럿이라고 했다. “문 닳도록 두드려도 냉담했던 이들이, 이제는 한국에 찾아와서 만남을 요청하네요. 그래도 늘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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