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돈가스가 싫어요'를 집필한 노예리 작가는 예능 작가 출신으로, 코믹하고 귀여운 상황 설정과 말맛 나는 대사들로 심사위원을 사로잡았다. 노예리 작가는 “출산 후 드라마로 전향하면서 쓴 작품이 '나는 돈가스가 싫어요'다. 아이 친구 엄마들 모임에 가면 늘 화두가 두 개였다. '영어 유치원 언제 보내?', '남편 언제 묶어?'다. 내 것도 아닌데 남편의 정관수술을 아내가 결정한다. 아들의 포경수술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의 중성화 수술도 주인이 결정한다. 재밌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쓰기 시작했다”라고 집필 배경을 설명했다.
연출을 맡은 MBC 신예 김영재 감독은 톡톡 튀는 감각으로 티저 영상을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2018년 입사해 '시간' '붉은 달 푸른 해' '웰컴2라이프' '카이로스' '내일' 조연출에 참여, 경험을 쌓아왔다. 김 감독은 대본의 첫 인상에 대해 “제목이 특이해 먼저 눈길이 갔는데, 읽다 보니 소재나 설정이 너무 기발했다. 노예리 작가가 일상 속 미묘한 코믹 포인트를 극대화시켜서 대본에 녹여냈는데, 그게 전혀 유치하지 않고 재밌었다. 어느 순간 '이 장면을 이렇게 연출하면 더 재밌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고 이 작품을 꼭 해보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정상훈, 전혜빈, 이중옥, 김영옥 등 연기력 탄탄한 배우들의 캐스팅은 든든함을 더했다. 김 감독은 “배우들의 티키타카가 좋아서, 대본에 없는 애드리브로 채워진 장면들이 많다. 애드리브 신(神)들의 대향연 같은 느낌이었다. 그게 또 재밌고 자연스러워서 쉽게 컷을 할 수가 없었다. 한참만에 컷을 외치면, 스태프들이 모두 참았던 웃음을 터뜨리는 바람에 촬영이 잠깐 멈췄던 적도 있다”라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주인공 마을 이장 정자왕 역의 정상훈은 엄청난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열연을 펼쳤다. 김 감독은 “정상훈 배우를 생각하고 쓴 대본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정상훈 배우가 아들 셋 아버지인데다가 딸바보가 되고 싶은 욕심이 있었던 것까지 판박이었다. 그래서인지 본인의 경험을 살려 코믹하게 잘 표현된 장면들이 많다. 아들이 셋이나 되다 보니 셋째 때는 초음파만 봐도 아들인 것을 알고 실소가 터졌다고 하시더라. 그 경험담을 살려 정자왕의 태아 초음파 확인 장면을 찍었는데, 정말 리얼하고 재미있게 나왔다”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노 작가는 “정상훈 배우 캐스팅 소식에 정말 행복했다. 코미디라는 게 아무리 대본이 좋아도 배우가 잘 살리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워낙 코믹 연기를 잘하시기 때문에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 낼 거란 기대감이 들었다. 신인 작가의 단편 작품을 선택해 주셔서 감사했다”라고 전했다.
정상훈과 호흡하며 명연기를 보여준 백구는 드라마의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 감독은 “촬영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쓰였던 부분이 백구였다. 동물 촬영이 보통 기대한만큼 잘 나오기도 힘들고, 현장 컨디션에 따라서 결과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나 역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보니, 백구의 스트레스 관리나 건강적인 측면에도 걱정이 많았다. 대본 설정상 백구가 좋아하는 돈가스를 먹어야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스태프들이 팔방으로 노력한 끝에 애견용 돈가스를 공수해왔다. 또 백구의 피부에 닿는 제품도 무해한 성분으로 준비했다. 곧 드라마가 공개되면 아시겠지만 백구가 정말 엄청난 연기력을 자랑하는데, 아마 이런 스태프들의 노력을 백구도 알아준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과 노 작가는 '나는 돈가스가 싫어요'에 대해 “유쾌한 웃음 뒤에 따뜻함이 남는 드라마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온 가족이 편하게 웃으면서 볼 수 있는 드라마다”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애드리브 대향연, 화기애애했던 현장 속 만들어진 드라마는 어떤 모습일까. 안방극장을 웃게 할 드라마의 탄생에 기대감이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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