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라마 편성이 들쭉날쭉하다. 업계에 사전 제작 방식이 보편화됐으나 불황 탓에 편성문은 좁아지며 촬영을 마쳤음에도 방송사와 OTT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작품도 생겨나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시기에 편성되는 작품들이 생겨나며 난감한 상황에 부닥치는 배우들도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인 문제는 겹치기 출연이다. SBS 금토드라마 '커넥션'과 JTBC 수목드라마 '놀아주는 여자'에서 동시에 출연하며 수목금토 연달아 시청자들과 만나는 배우 권율이 대표적 사례다.
한 방송 관계자는 A 씨는 "과거 드라마 겹치기 출연은 방송사 간 불문율이었다. 요즘 불문율은 깨졌지만 배우 입장에서는 같은 시기 상반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은 시청자 몰입을 방해하기 때문에 곤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몇 년씩 묵힌 작품들도 뒤늦게 공개되는 경우도 늘어가고 있다. 일례로 그룹 JYJ 출신 김재중이 출연하는 MBN 금토드라마 '나쁜 기억 지우개'는 2022년 2월 촬영을 마친 작품이다. 긴 시간 편성을 받지 못하다 최근 MBN에 편성돼 2년 만에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지난해 2월 촬영을 마친 김소현 채종협 주연 드라마 '우연일까'도 최근 tvN 월화드라마에 편성돼 1년 만에 세상에 공개된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화양연화' 세계관을 모티브로 삼은 드라마 '비긴즈 유스'도 2021년 10월 촬영을 마쳤으나 약 2년 반 만에 팬덤 기반 콘텐츠 유통 플랫폼 엑스클루시브를 통해 공개됐다.
이처럼 촬영을 마친지 오래된 작품이 공개되면 배우들의 달라진 상황을 반영하지 못 하기도 한다. 한 소속사 관계자 B 씨는 "주연급으로 성장했는데 서브 주연 급으로 출연한 작품이 이제서야 공개되면 배우 입장에서는 손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소속사 관계자 C 씨는 "2~3년 전 찍어 둔 작품이 뒤늦게 공개되면 억울한 상황이 생긴다"며 "최근작에서 배우의 연기력이 과거보다 많이 늘었는데, 몇 년 전 어설픈 연기를 했던 작품이 공개되면 배우의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밝혔다.
웬만큼 잘 만든 작품이 아닌 이상 묵힌 작품은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C 씨는 "1~2년만 지나도 시청자 눈에는 스토리, 대사, 의상 등이 올드해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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