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은 애초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 후속으로 지난 5월 방영 예정이었는데, 이 자리에는 ‘졸업’이 편성됐다. 지난달 30일 ‘졸업’ 종영 이후에도 ‘전공의’들의 자리는 찾아볼 수 없다. ‘졸업’ 후속은 오는 6일 시작하는 신하균, 이정하 주연의 ‘감사합니다’(12부작)이고 방영 중인 월화드라마 ‘플레이어2: 꾼들의 전쟁’ 후속은 오는 22일 시작하는 채종협, 김소현 주연의 ‘우연일까?’(8부작)다. ‘감사합니다’ 후속은 ‘엄마 친구 아들’이, ‘우연일까?’ 후속은 ‘손해 보기 싫어서’가 예정됐다.
티브이엔 관계자는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의 공백을 메우려고 후속 드라마의 방영 요일을 바꾸고 편성을 당기는 등 올해 드라마 편성 계획이 다 바뀌었다”고 했다. ‘우연일까?’도 이미 지난해 초 촬영이 완료된 작품인데,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의 공백을 메우려고 여러 작품을 찾는 과정에서 뒤늦게 편성됐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 준비 중인 다른 의학드라마들도 공개 일을 늦추는 등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했다. 그나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준비 중인 웨이브 ‘페이스미’처럼 주인공의 직업이 의사일 뿐인 드라마는 상황이 낫다. 웨이브 쪽은 “‘페이스미’는 의사와 형사 이야기로, 의학드라마는 아니어서 하반기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의정 갈등에서 비롯한 불신 여론이 드라마로 향할 것을 우려하는 방송사의 부담은 이해하지만, 오히려 이런 시기에 의학드라마가 성찰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의정 갈등 차원을 넘어 사회 구성원의 안위를 좌지우지하는 사회적 문제로 전선이 확대된 상황에서 제대로 만든 의학드라마라면 오히려 이번 기회에 의료 문제에 관한 공론의 장을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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