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의 암투라는 흔한 소재에, 경호원과의 사랑이라는 다소 올드한 치정 스토리를 예고한 ‘화인가 스캔들’은 큰 기대를 받으며 시작하지 못했다. 그리고 공개 이후에도 이 평가가 뒤집히지 않으며 반전 분위기를 좀처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완수와 시어머니의 갈등을 통해 재벌가의 민낯을 드러내는가 하면, 미스터리한 죽음을 뒤쫓는 흥미, 여기에 완수와 도윤의 미묘한 분위기까지. 온갖 자극적인 요소들이 초반 ‘화인가 스캔들’에 담겼지만 지나치게 익숙하고, 어설픈 전개에 ‘일일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구체적인 평가는 다르지만,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오리지널 작품들이 지금 시청자들의 니즈를 맞추지 못하는 것은 꾸준히 반복되는 문제다.
직전 공개된 ‘삼식이 삼촌’ 또한 송강호의 데뷔 첫 드라마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이 작품 또한 올드한 시대극을 보는 것 같다는 평을 받았었다. 1960년대 전후를 배경으로 전쟁 중에도 하루 세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 분)과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 분)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를 담으며 뚝심 있게 메시지를 전했지만, 다소 늘어지는 전개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하지 못하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었다.
인공 배양육을 소재로, ‘비밀의 숲’을 쓴 이수연 작가와 한효주-주지훈이 뭉쳐 화제를 모았지만 흥미를 유발하지 못한 ‘지배종’부터 재벌가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청춘들의 반란을 다룬 ‘로얄로더’, 한강 경찰대의 활약 다룬 ‘한강’까지. 기대 이하의 반응을 얻는 오리지널 시리즈들이 이어지고 있다. ‘삼식이 삼촌’의 주역들은 ‘두고두고 볼 작품’이라며 나중을 기약하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디즈니플러스의 분위기에 맞는 ‘착한 전개’라고 위로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작품들이 완성도는 채우지 못한 채 클리셰만 반복하다가 지루함을 유발하고 있으며 막장 전개까지 감행한 ‘화인가 스캔들’마저도 ‘촌스럽다’는 평을 받고 있다.
물론 이 가운데, ‘카지노’, ‘형사록’ 등 한 인물의 일대기를 차근차근 따라가며 여운을 남기는 등 뚝심 있는 전개로 남다른 여운을 남기는 의미 있는 작품도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디즈니플러스의 최고 흥행작인 ‘무빙’ 또한 화려한 볼거리로 시선을 잡는 것이 아닌, 차근차근 쌓아가는 서사로 후반부 쾌감을 극대화하는 등 여느 자극적인 작품들과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며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무빙’처럼 이미 원작의 큰 인기에, 류승룡과 조인성, 한효주, 차태현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화제몰이를 하거나 남다른 완성도로 입소문을 끄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는 맛을 착하게 반복하는 것만으로는 지금의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없다. 뚝심과 고집 사이, 변화가 필요해 보이는 디즈니 플러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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