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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주말드라마 '미녀와 순정남'이 후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시청률은 지지부진하다. 시청률 20% 돌파는커녕, 현상 유지도 위태롭다.

15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4일 방송된 '미녀와 순정남' 34회는 17.9%의 전국일일시청률을 기록했다.(이하 동일 기준)

이는 직전 방송분 33회 시청률 16.0%보다 1.9% 상승한 수치. 하지만 전주 32회 시청률 18.6%보다 0.7% 하락한 수치다. 또한 지난 6월 23일(28회) 이후 또 한 번 일요일 방송분 시청률이 17%대에 머물렀다. '시청률 보장 KBS 주말극'이라는 말도 무색해질만큼 시청률은 제자리걸음 중이다. 34회 방송까지 단 한 차례도 20%대를 돌파하지 못하면서, '시청률 보증 수표'라고 불리던 KBS 주말극이 시청률 부진이라는 위기를 직면한 상황.

'미녀와 순정남'은 지난 3월 23일 첫 방송했다. 지현우, 임수향이 주연을 맡았으며 '하나뿐인 내편' '신사와 아가씨' 등을 집필했던 김사경 작가의 신작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앞서 "KBS 주말극 시청률 부진"이라는 표현을 "KBS 주말극 시청률 부활"이라는 표현으로 바꿔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미녀와 순정남'의 시청률은 기대와는 달랐다. 전작들의 시청률 부진을 떨쳐내지 못했다. 앞서 '현재는 아름다워'(자체 최고 시청률 29.4%. 50회), '삼남매가 용감하게'(자체 최고 시청률 28.0%. 47회), '진짜가 나타났다!'(자체 최고 시청률 23.9%. 36회), '효심이네 각자도생'(자체 최고 시청률 22.1%. 49회)까지 최근 2년 동안 KBS 주말드라마는 '신사와 아가씨'(2022년 종영. 자체 최고 시청률 38.2%. 48회) 이후 시청률 30%대를 넘어섰던 작품이 전무하다.

'미녀와 순정남'은 임수향, 지현우 그리고 고윤, 한수아 등의 열연으로 극초반 보는 재미를 유발했다. 차화연, 이일화, 윤유선, 김혜선, 임예진 등 중년 배우들의 연기력까지 더해져 시청률 반등을 기대케 했다. 하지만 배우들의 열연만으로 시청자들의 '보는 재미'라는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특히 KBS 주말드라마에서 시청률 상승에 활용됐던 일명 '막장 코드'가 이번에는 시청자들에게 안 통했다. 이를 두고 극초반 일부 시청자들은 시청자 게시판(시청자소감)을 통해 특정 등장인물과 관련해 김사경 작가를 향한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막장' 전개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감이 예전과는 다른 분위기다. 주인공들을 둘러싼 '빌런'으로 손꼽히는 등장인물들의 계속되는 악행을 비롯해 극 전개의 주요 소재인 '출생의 비밀'은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어내지 못했다.

또한 김사경 작가 작품에 거듭 등장했던 '빌런 엄마'도 욕하면서 보는 캐릭터가 아닌, 욕하고 안 보는 캐릭터로 전락했다. 죽은 줄 알았던 딸 박도라가 살아있자 이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하는 백미자(차화연)부터 사욕에 눈멀어 며느리와 손자 타박하는 소금자(임예진)와 아들 공진단(고윤) 앞세워 재산 노리는 홍애교(김혜선)까지 일명 '엄마 빌런'들은 공분만 자아냈다.

갑질하는 재벌가 캐릭터도 이미 다른 작품에 수없이 등장했던 캐릭터의 성향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막장 코드, 빌런 캐릭터가 기존 작품들 속 캐릭터에서 획기적으로 차별화되지 않은 점도 '미녀와 순정남'의 시청률 부진 요인으로 손꼽을 수 있다. 여기에 통쾌함 없이 이어지는 답답한, 분통 터지는 전개도 시청하는 흥미를 잃게 했다.

'미녀와 순정남'이 극 중반에 다다르면서 주인공 박도라(임수향), 고필승(지현우)이 펼친 로맨스가 그나마 볼거리였다. 이어 기억상실로, 김지영으로 살고 있는 박도라가 진짜 자신을 떠올리는 과정과 고필승의 출생의 비밀과 관련한 주변 인물들의 갈등이 극의 핵심 줄거리가 됐다. 여기서 또 한 번 전개가 늘어졌는데, 이렇다 할 반전은 없었다. 여느 작품에서 볼 수 있던 흔한 갈등, 대립 상황으로 그려졌을 뿐이다.

미녀와 순정남'은 극 전개 곳곳에 '막장 코드'가 즐비했다. 이 코드가 통하지 않고 있다. 앞서 '펜트하우스' 시리즈로 시청률, 화제성을 주도했던 김순옥 작가도 '7인의 탈출', '7인의 부활'로 참패했다. 이해가 불가한 과도한 막장 코드는 '막장의 대가' 김순옥도 흥행할 수 없음을 보여줬다. 또 반복되는 패턴도 시청자들의 흥미를 반감시켰다. 순간의 자극적인 맛으로 시청자의 관심을 끌기에는 통할 수 있으나, 중·장편 드라마에서는 더 이상 시청자들이 반기지 않는다. 이해 불가를 떠나 난해하고 복잡한 막장 코드에 더 이상 시청자들이 열광하지 않는다. 일부 시청자들이 시청자 게시판이나 SNS를 통해 보기 불편하다는 여러 의견을 유심히 봐야 할 부분이다. 결국에는 가족애, 사랑으로 귀결될 KBS 주말드라마의 전개. 답답함 가득한 막장보다 통쾌함도 곁들이면서 '그럴 수 있었다'는 시청자들의 이해를 구할 스토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미녀와 순정남'에 앞서 KBS 주말드라마가 수없이 답습했던 막장 전개. 배경과 주인공들만 바뀌었을 뿐, 전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시청률이 제자리걸음 중으로 떠나간 시청자들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또 돌아올 시청자들보다 떠날 시청자들이 많을 전망이다. '미녀와 순정남'이 후반을 향해 달리는 가운데, 과연 이 위기를 극복해 낼 수 있을까?

https://naver.me/5wWn3d7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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