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라운지를 왜 갔대요? 동선을 줄이지 않은 게 가장 이해가 안 돼요.”
아이돌 그룹과 함께 해외 행사를 다니고 있는 한 가요 엔터기획사 대표는 최근 변우석의 공항 갑질 경호 논란에 대해 이렇게 반문했다. 팬들이 따라붙어 안전사고 등이 우려됐다면 가장 먼저 동선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면세 구역에 들어와 라운지를 굳이 들렀어야 했냐는 의문이다.
이종석 등 한류 스타들과 해외 팬 미팅을 수십 차례 다닌 30년 경력의 한 중견 매니저도 “지금까지 연예인과 출국하며 인천공항 라운지를 이용한 적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배우가 원할 때 간 적은 있지만, 이때도 팬들이 몰린다 싶으면 라운지 일정을 취소했다는 설명. 그는 한류 스타의 인천공항 출국은 ‘40분 컷’이 국룰이라고 했다.
‘40분 컷’은 체크인부터 항공기 탑승까지 40분 안에 모든 걸 일사천리로 진행하는 걸 말한다. 이를 위해 수화물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도심공항터미널에서 미리 부치고 공항에 일찌감치 도착한 뒤 주차장에서 대기한다. 요즘은 모바일 체크인이 대세이지만 만약 여의치 않으면 직원 한 명이 항공사 카운터에 미리 가 스탠바이한 뒤 항공기 출발 40분 전 작전이 개시된다.
보통 이륙 20~30분 전 항공기 탑승이 시작되므로 연예인과 일행은 보딩 가능 여부를 확인한 뒤 속보로 입국 수속을 밟는다. 면세 구역에 들어가면 바로 탑승구로 향하고 비즈니스나 퍼스트 승객 자격으로 재빨리 자리에 앉는 게 매뉴얼이라는 설명. 간혹 지연 도착이나 정비 문제로 이륙 시간이 재조정될 때도 있지만 이는 얼마든지 사전 파악이 가능한 만큼 그에 맞게 플랜B를 가동할 수 있다.
한 기획사 대표는 “변우석의 경우 팬들이 몰릴 게 불을 보듯 뻔한데 왜 동선을 복잡하게 꼬았는지 의문”이라며 “이번에 대한항공 비즈니스 라운지를 이용한 것 같은데 사생팬의 경우 얼마든지 입장이 가능해 일반 이용객에게 불편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과잉 경호 중 가장 문제가 된 라운지 이용객들의 무작위 여권, 항공권 검사와 강한 플래시 세례 모두 변우석의 라운지 입장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논란을 수습하는 소속사의 늦장 부실 대응도 일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변우석 소속사 바로 엔터테인먼트는 공항 이용객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여론이 악화하자 3일 만에 지각 사과문을 공개했다. 경호업체의 뻔뻔한 거짓말이 질타를 받고 난 이후라 사과의 진정성을 느낄 수 없었다는 여론이 우세했다. 명백한 잘못이 있었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어떻게든 책임을 용역업체에 떠넘기고 간을 봤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태도다.
팬들은 ‘변우석이 무슨 잘못을 했느냐’며 소속사와 경호업체의 실수로 매듭짓길 바라지만 어쩐지 상황이 녹록지 않다. 해외 팬들에게도 경호원들의 플래시 공격이 있었다는 목격담과 바로 옆에서 플래시를 비추는데도 변우석이 제지는커녕 자기 할 일만 태연히 하는 모습이 공개돼 인성 문제로까지 비화하고 있는 것.
한 광고대행사 직원은 “이번 과잉 경호로 변우석의 팬덤이 크게 흔들리진 않겠지만 그를 모르거나 좋아하지 않았던 그레이존의 대중들에겐 매우 실망스러운 노이즈를 초래한 건 분명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연예인 갑질이 자주 이슈가 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다들 먹고 살기 팍팍한 불경기를 겪는데 억대 출연료와 건물주가 됐다는 스타들을 보면서 동경하면서도 추락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이중 심리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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