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 업고 튀어'로 일약 스타가 된 변우석 일부 팬들의 극성스러움은 잘 알려져 있다. 변우석이 '선재 업고 튀어' 이후 카페를 대관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하자 팬들은 일정과 장소를 알아내 근처 도로를 마비시켰다. 소속사가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어 비공개 스케줄은 방문을 삼가달라"고 경고했지만 변우석이 참석하는 일정이면 이같은 일들이 반복됐다.
변우석의 '과잉 경호'도 어쩌면 이같은 극성스러움이 야기할 수 있는 혼란을 미리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도 소속사는 항변할 수 있다. 자신의 스타 변우석이 '황제 경호'로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도 팬들이 공항으로 향해 변우석 근처를 아수라장으로 만든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과잉 경호'를 잘못 해석한 변우석 측의 방식 역시 답답한 노릇이다. '과잉 경호'의 반댓말이 곧 '소극적 경호'가 아니다. 경호 인원을 줄여서 '과잉 경호' 논란이 해결될 일이었다면 애초에 그런 말조차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일반인의 개인정보를 침해하거나, '경호'라는 이름 아래 경찰에게도 허락되지 않는 권리를 휘두르거나, 팬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일 없이 상식적인 선에서 연예인을 경호하는 방법은 다른 연예인들의 사례만 찾아봐도 확인할 수 있다.
다정한 스타와 과격한 팬 사이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도 중요하다. 8년의 무명 생활을 버티고 스타가 된 변우석에게 팬들 하나하나는 소중한 존재다. 인터뷰에서도 그는 "제가 뭐라고", "내가 이런 사랑을 받아도 되나"라고 벼락 스타가 된 얼떨떨함과 보답을 바라지 않는 아가페적 사랑을 쏟아부어주는 팬들을 향한 고마움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 고마움을 보답할 장소가 공항이어서는 안 된다. 공항은 연예인 뿐만 아니라 수많은 탑승객들이 오가는 곳이다. 16일 '황제 경호' 논란이 불거진 후에도 변우석은 홍콩 공항에서 출국하면서 팬들이 불러주는 노래를 듣느라 들어가야 한다고 재차 재촉하는 공항 직원들의 요청을 묵살했다. 변우석이 노래를 듣는 동안 흥분한 팬들을 막는 것은 공항 직원들의 몫이었다.
실제로 변우석의 공항 영상을 보면 변우석이 자신을 통제하는 직원들을 뿌리치거나 피해서 팬들에게 팬서비스를 하기 위해 뛰어가는 모습을 자주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면 팬들은 이른바 공항을 이른바 '계 타는' 장소로 인식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공항에 팬들을 운집시키는 요소가 된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는 다시 '과잉 경호'로 이어진다. 변우석 본인도 '팬사랑'을 표현할 방식은 공항 팬서비스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숙지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팬들도 도를 넘는 행동을 삼가야 한다는 것이다. 통제되지 않는 팬들의 행위는 문제가 있다. 연예인들 입장에서는 '과잉 경호'를 해서라도 지키고 싶은 선이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연예인이 벼슬'식의 과잉 경호가 용인될 수는 없다. 최근 업계에서는 연예인 보호를 이유로 한 경호원들의 과잉 대처가 문제가 되고 있다. 일부 아이돌 경호원들은 팬들이 따라온다는 이유로 밀쳐 넘어 뜨린 뒤 골절상을 입히는 경우도 왕왕있었다.
아이돌 팬사인회가 자주 열리는 서울의 동자아트홀은 "경호는 권력이 아니며 완장을 찬 통제자가 아니다"라며 "경호는 있는 듯 없는 듯 하면서 의뢰인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경호를 이유로 한 과잉 대처에 경고하는 글을 내걸었다. '과잉 경호' 논란이 연예계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지금, 한번쯤 되새겨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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