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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 '제국의 아이들' 출신 김태헌(35)이 갑자기 사라진 누나를 8년째 애타게 찾고 있다.
김태헌은 지난 11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을 통해 부모님을 여의고 의지해오던 누나와 연락이 끊겨 홀로 사는 사연을 공개했다. 그는 8세 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그로부터 7년 후에는 어머니가 유방암으로 별세했다. 누나와는 2016년부터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김태헌은 2010년 아이돌 그룹 ‘제국의 아이들’ 메인 래퍼로 데뷔했다. 당시 동료였던 지금도 임시완은 배우로 인기를 끌고 있고, 황광희는 활발하게 연예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태헌은 작은 원룸에서 생활하며 서울의 한 식당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갑자기 누나와 연락이 두절됐다. 군대에 있을 때 누나가 무슨 일이 생겼다고 해서 휴가 내고 만나러 간 적 있었다"며 "그리고 나서 전역했는데 그 뒤로 지금까지 누나와 연락이 아예 안 된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돈을 보태 차려준 누나의 가게가 망한 것을 연락 두절의 배경으로 꼽았다. 김태헌은 "돈 때문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누나의 가게가 망한 뒤 연락이 끊겼고 그게 벌써 8년 전"이라며 누나가 죄책감 탓에 잠적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김태헌은 1년 전까지도 생활고에 시달렸다. 김태헌은 "휴대폰비도 못 내고 신용카드도 막히고 부탄가스 사서 물 끓여 샤워하고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최근엔 식당에서 일하면서 수입이 생기고 안정을 되찾으며 누나를 찾는 일에 힘을 내고 있다. 경찰에 도움을 청했지만 개인정보 보호 규정에 따라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첫 실종신고 때 누나는 '가족과 만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전했기 때문이다.
김태헌은 "돈보다는 누나가 더 중요하다. 돈은 다시 벌면 되는 거고, 이제는 숨바꼭질 그만했으면 좋겠다"며 "저도 4년 뒤면 마흔이다. 가족 하나 없이 마흔 살을 맞이하는 게 너무 무섭다. 돈 명예 이런 거보다 가족이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 누군가와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냐 없냐가 인생을 살면서 많이 다르더라. 누나가 보고 싶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김태헌은 아직 연예인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내년에 솔로 앨범을 내려고 한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포기할 수도 있는데, 포기하지 못한 이유는 누나를 찾기 위한 것도 있다"라고 고백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