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지난달 26일과 27일 뉴진스는 도쿄돔에서 팬미팅 ‘버니즈 캠프 2024 도쿄돔(Bunnies Camp 2024 Tokyo Dome)’을 개최했다. 어도어는 팬미팅과 관련해 일본 매체들이 뉴진스를 1면에 다뤘다고 홍보한 것이다.
또한 어도어는 뉴진스의 일본 데뷔 앨범 ‘슈퍼내추럴(Supernatural)’이 지난달 21일 발매일과 다음날(22일) 오리콘 일간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매체들과 뉴진스 멤버 하니가 도쿄돔에서 부른 마츠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가 “일본 열도를 열광시켰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으며, 팬들은 이러한 내용을 확산시켰다.
어도어의 홍보, 언론의 보도, 팬들의 확상 등을 거치면서 ‘슈퍼내추럴’은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었으며, 뉴진스 자체도 일본인들로부터 열렬한 사랑을 받은 것처럼 알려졌다. 과연 그런 것일까.
일본에서 앨범 판매량이 생각보다 저조하다보니 어도어는 국내 판매량이나 빌보드 순위를 대신 강조하고 있다.
이어 지난 17일에는 ‘뉴진스 ‘슈퍼내추럴’, 한·일(韓·日) 이어 미(美) 빌보드 차트서도 상승세’란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에서도 인기가 있다고 홍보했다. 어도어는 빌보드 발표를 인용했으며, 멜론·써클지수 등 국내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얻고 있다고 했다.
여기서 이상한 점은 일본 성적이다. 11일과 17일 보도자료 모두에서 일본 성적을 언급하지 않았다. ‘슈퍼내추럴’이 일본 데뷔 앨범이며, “일본 음방 활동을 위해서 일본 음반(J팝)으로 냈다”고 해명할 정도로 일본 시장에 공을 들여왔던 것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없는 행보다.
◆일본보다 한국서 더 인기 얻은 ‘푸른 산호초’
지난달 열린 뉴진스 팬미팅에서 하니가 부른 ‘푸른 산호초’가 국내에서 큰 방향을 일으켰다. 국내 언론은 하나같이 “하니가 40년 전 일본을 떠올리게 한다”며 일본 열도가 하니의 푸른 산호초에 열광했다고 극찬을 쏟아냈다.
일본에서 활동 중인 구독자 54만5000여명 유튜버 박가네는 지난 7일 라이브 방송으로 뉴진스의 인기에 대해 다뤘으며, 이에 따르면 뉴진스는 일본에서 화제가 되지 않았다.
박가네는 “딸이 자살하는 등 마츠다 세이코는 가정사 때문에 주류 언론에서 다루기 힘든 부분이 있다”며 “하니의 푸른 산호초 영상도 불법 촬영물로, 일본 특성상 저작권법이 강해서 일본에서 촬영한 것이 아닌 한국 사람이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하니의 푸른 산호초는 유튜브 급상승 트렌드에도 포함되지 않았다”며 “(일본) 뉴스에 나오기는 했지만, (유튜브 영상) 조회수는 일본 사람이 올린 것이 아니라 대부분 한국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하니의 푸른 산호초 영상은 버니즈동물병원 등 한국인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알려졌다. 영상 댓글도 대부분 한국 사람들이다.
◆뉴진스 일본 인기, 어느 정도일까
뉴진스의 일본 인기에 대해 업계 관계자, 평론가,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튜버 등은 모두 한목소리로 말한다. “뉴진가 일본에서 인기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그러면서 언론에서 보도되거나 팬들이 주장하는 ‘일본 열도를 뒤흔드는 정도’의 인기는 아니라고도 말한다.
더불어 푸른 산호초에 대해서도 한 대중문화 평론가는 “‘푸른 산호초’가 불린 시기는 1980년대로, 지금의 50∼60대가 청취 연령층”이라며 “반면 뉴진스의 팬덤은 10대에서 30대로, ‘일본 버블 시대를 떠올리게 한다’는 등은 팬덤 연령층을 생각하면 맞지 않다”고 밝혔다.
대중가요 업계 관계자는 “이번 뉴진스의 일본 앨범 및 활동은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과 다른 해외 시장을 동시에 노린 전략”이라며 “그러다보니 한국을 비롯해 미국 등에서 어느 정도 성과는 나오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동시에 다른 K팝 가수에 비해 일본 성적이 좋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