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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주가는 장중 6만9600원에 거래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습니다. 전일보다 0.14% 오르며 7만3300원에 마감했지만, 최근 한 달간 7.80% 하락했습니다. 지난해 하이브가 SM의 지분 확보를 위해 공개 매수한 가격은 주당 12만원입니다. 현재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는 시세 조정 혐의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악재로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SM에 대한 투자 의견을 ‘바이(Buy)’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선화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목표 주가를 10만원,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1만원으로 유지 중입니다. 현재 주가보다 50% 정도 상승해야 가능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돈이 되는 여기 힙해 열 두 번째 이야기는 ‘SM엔터테인먼트’입니다.
◇최근 1년 간 SM 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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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세대 교체
먼저, ‘세대 교체’에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직접적으로 수익을 내는 것은 신인들입니다. 회사와의 계약 비율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과거 모 회사의 창업 공신과 다름 없는 한 가수는 회사와 재계약 할 때 ‘95(가수) 대 5(회사)’ 비율로 했다는 말이 돌기도 했습니다. 그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당연할 수 있습니다. 그가 회사에 남아 있기에 가지는 무형적인 가치도 클 것입니다. 그러나 당장 회사의 수
익에 기여하는 것은 신인들의 활동입니다.
현재 SM은 남자 신인 ‘라이즈’, 여자 신인 ‘에스파’의 투톱 체제로 세대 교체에 성공했습니다.
지난해 9월 7인조 보이그룹으로 데뷔한 라이즈는 데뷔 일년도 되지 않아 지난 9일 일본 오리콘 위클리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LA 피콕 씨어터에서 팬 콘서트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현장에는 빌보드, 롤링스톤, 블룸버그 등 유력 매체 관계자들도 참석했다고 합니다.
기성세대에게 라이즈는 가수 윤상의 장남 찬영이 막내 ‘앤톤’으로 있는 그룹으로 유명합니다. 윤상이 기러기 아빠로 생활하며 앤톤의 수영선수 경력과 공부를 지원했지만, 앤톤은 아빠 몰래 학교를 자퇴한 후 귀국해 SM 오디션에 지원했다고 합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최근 윤상은 아들 그룹의 지원을 위해 30년 팬들도 보지 못한 ‘숏폼 챌린지’를 찍느라 바쁩니다. 현재 윤상은 일본과 미국에서 라이즈 인기로 ‘앤톤 파파’로 불린다고 합니다.
에스파 역시 지난 7일 일본 후쿠오카를 시작으로 일본 4개 도시에서 총 9회 아레나 공연을 하고, 다음달 17~18일에는 도쿄돔에서 콘서트를 갖습니다. 9월에는 멜버른·마카오·방콕 등 아시아 및 호주 총 14개 지역에서 월드 투어가 예정돼 있으며, 내년 초에는 미국과 유럽 투어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SM은 올해 최초로 걸그룹을 위한 첫 글로벌 오디션을 진행합니다. 올 하반기에는 SM 첫 영국 보이그룹이 데뷔합니다. 영국 엔터테인먼트 기업 문앤백(Moon&Back)과 손잡고 결성한 5인조 그룹으로, 이들의 성장 과정은 영국 BBC에서 6부작 TV 시리즈 ‘메이드인 코리아: 더 케이팝 익스피어리언스’로 공개됩니다. 나이젤 홀 문앤백 미디어의 공동 설립자는 “영국 보이그룹이 K팝 트레이닝 과정을 통해 글로벌 무대에 등장하는 것은 세계 최초”라고 말했습니다. SM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신인그룹을 실패한 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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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脫) 이수만 후 성공한 멀티 프로덕션
이런 신인들의 활약 외에도 SM 가수들의 활동은 과거보다 활발합니다. NCT 127은 지난 15일 정규 6집 ‘WALK’를 발매했고, 소녀시대 태연은 지난 8일 신곡 ‘Heaven’을 공개했습니다.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레드벨벳도 지난달 24일 새 앨범 ‘Cosmic’을 발매했습니다. 이렇게 SM 가수들의 앨범 발매가 과거보다 활발한 것은 지난해 3월 이수만 창업자가 퇴장하고 도입한 ‘SM 3.0′의 멀티프로덕션 체제가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SM 3.0′ 체제 하에 도입한 멀티 프로덕션은 기존 제작 및 운영 노하우는 유지하면서, 사업 의사결정 권한을 각 디렉터들에게 위임해 제작 속도를 가속화하고, SM 스탠다드를 고도화할 수 있도록 만든 체계입니다.
현재까지 평가는 성공적입니다. 지난해 SM의 음반·음원 발매수는 64개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으며, 신규 음반 판매량은 2010만장으로 전년 대비 67% 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콘서트 역시 340회를 개최해 전년 대비 224% 증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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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K팝의 어머니 ‘켄지’
이렇게 창업자도 떠나고, 그의 오른팔이었던 유영진 이사도 활동이 거의 없지만, SM 음악의 색채는 여전히 유지 중입니다. 오히려 젊고 세련돼 졌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그 중심에는 SM 입사 22년차, ‘K팝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켄지(본명 김연정)가 있습니다.
1976년 한국에서 태어난 그는 1999년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유학하다 이수만 창업자를 만나 SM에 입사했습니다. 버클리 입학 이전에 밴드에서 연주를 했고, 클래식 피아노를 배운 경력도 있다고 합니다. 체계적인 음악 공부를 하고 싶어 버클리에 입학했다는 그는 “미국 유학 시절, 그룹 H.O.T, S.E.S 등의 성공을 보며 SM에서 일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그가 작사, 작곡한 곡은 600여곡에 달합니다. 히트곡도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보아의 ‘마이 네임’, 엑소의 ‘첫눈’ 등 셀 수가 없습니다. 최신 곡으로는 에스파의 ‘수퍼 노바’, 라이즈의 ‘메모리즈’, 레드벨벳의 ‘코즈믹’ 등이 있습니다. 그가 ‘SMP(SM 특유의 음악 색채)’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는 셈입니다.
조선일보 이혜운 기자 liet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