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SM 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시세조종 혐의를 지난해 2월 28일 하루로 한정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장대규)는 김 위원장의 구속영장청구서에 2023년 2월 28일 카카오그룹 계열사를 통해 1,300억 원 상당의 SM 주식을 매입하는 데 김 위원장이 공모했다고 적시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검찰은 해당일 아침 김 위원장이 포함된 투자심의위원회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구성원들끼리 회의 전후 “위험해 보일지라도 도와달라”, “오늘 공개매수 꼭 저지해주세요”라며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 등을 증거로 김 위원장이 시세조종을 사실상 승인한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청구서에는 당초 검찰이 카카오가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SM엔터 주식을 매집한 날로 특정해온 지난해 2월 16일과 17일, 27일, 28일 중 앞 3일은 빠졌습니다.
지난해 11월 배재현 전 카카오 공동체투자총괄대표를 구속기소 하면서는 문제의 4일간 2,400억 원을 동원해 409회에 걸쳐 시세조종 매집을 했다는 혐의를 적용했었는데 이와 달라진 겁니다.
검찰이 김 위원장의 영장청구서에서 제외한 3일에 SM엔터 주식 매집에 동원된 자금은 표면적으로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 자금 1,100억 원입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김 위원장과 원아시아파트너스와의 공모 관계는 규명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는 배 전 대표와 원아시아 파트너스 대표가 공모한 SM엔터 주가 시세조종 전반을 김 위원장이 용인한 것은 아니었다고 판단될 수 있어 오늘(22일) 영장실질심사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 검찰 출신 법조계 관계자는 “구속영장청구서의 목표는 구속”이라며 “확실한 혐의만 한정해 신병을 확보하고 추가 수사를 벌이는 게 수사의 기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검찰 조사에서 "김 위원장의 승인 없이는 주식 매입이 불가능했다"는 취지로 말한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 진술의 신빙성 판단도 영장 심사의 쟁점으로 꼽힙니다.
김 위원장 변호인단은 이 전 부문장이 자신과 아내인 배우 윤정희 씨가 연루된 드라마제작사 '바람픽쳐스' 고가 매입 의혹과 관련한 배임 혐의를 벗어나기 위한 목적으로 검찰에 허위진술을 했다는 입장입니다.
김 위원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늘 오후 2시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립니다.
김청윤 (cyworl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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