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방송된 여성 투톱 드라마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대중 사이 '워맨스' 장르라고 불리는 작품에는 로맨스, 성장, 미스터리가 모두 담겨 흥미롭게 몰입된다는 평가다. 화려한 필모그래피로 매력과 연기력을 인정받은 두 여성 배우의 시너지가 대중에게 호감을 어필하고 있다.
SBS 금토드라마 '굿파트너'가 매회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 20일 방송된 4회 시청률은 전국 13.7%를 기록, 최고 17.1%(닐슨 코리아 기준)까지 솟았다. 금토 전체 프로그램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굿파트너'는 이혼이 '천직'인 스타변호사 차은경(장나라 분)과 이혼은 '처음'인 신입 변호사 한유리(남지현 분)의 법정 오피스 드라마다. 지난 12일 첫 방송에서 시청률 7.8%로 순조롭게 시작했다. 이어 2회는 8.7%, 3회는 10.5%를 찍으며 상승세를 나타냈다. '굿파트너'의 성공 요인으로는 주연 장나라와 남지현의 공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두 사람의 연기 경력은 도합 43년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꾸준하고 화려하게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만큼 장나라와 남지현의 조합은 방송 전부터 기대가 컸다. 워낙 연기력이 훌륭하다고 알려진 조합에 더해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할 정도로 다양한 사건을 담당한 실제 이혼 전문 변호사가 집필을 맡았기 때문. 대중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4회까지 방송된 현시점에서 '굿파트너'는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 가치관, 성격, 경험치, 이혼을 바라보는 시각까지 상반된 장나라와 남지현의 관계성은 휴먼 법정 오피스물의 묘미를 더했다. 특히 두 사람의 이유 있는 충돌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성장으로 이어지는 변화는 시청자들에게 여운을 선사했다.
'낮과 밤이 다른 그녀'(이하 '낮밤녀') 또한 배우 이정은과 정은지의 조합이 두드러진다. '낮밤녀'는 어느 날 갑자기 노년 타임에 갇혀버린 취준생과 낮과 밤 올 타임 그녀에게 휘말린 능력캐 검사의 기상천외한 인턴십X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이정은은 극 중 20대 본체인 이미진(정은진 분)과 싱크로율을 높여야 하는 임순(이정은 분) 역을 맡아 정은지와 혼연일체 된 모습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두 사람이 한 몸이라는 전제하에 진행되는 모든 크고 작은 이야기에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지면서 '이정은지'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두 사람의 매력 있는 연기가 입소문을 탄 덕분에 시청률 4.0%로 출발했던 '낮밤녀'는 최신 회차 9.4%를 찍었다.
올해 상반기엔 '수사반장 1958', '커넥션', '선재 업고 튀어' 등 범죄 수사극이나 로맨스 코미디가 인기작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우리, 집'을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여성 투톱' 장르가 환기를 불어넣고 있다. '낮밤녀'와 '굿파트너'가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찍은 데 이어 전도연과 김고은이 출연하는 '자백의 대가'를 비롯해 한소희와 전종서가 주연을 맡은 '프로젝트 Y' 등 여성 투톱 작품들이 잇달아 공개를 앞두고 있다.
여성이 메인인 작품이 흥하는 이유에 관해 하재근 문화 평론가는 "드라마의 주 시청층이 여성이 많다. 따라서 여성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아지고 있다. 앞서 다수의 여성 서사 드라마가 히트를 치다 보니 인기에 힘입어 제작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성 서사의 경우 장르물이 많지만, 반대로 여성 서사는 일상적인 스토리가 많다. 이는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자아낼 수 있다"고 답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여성 투톱 작품이 "'워맨스(woman+romance)' 특징을 지녔다. '투톱'이 평범한 주인공이 아니라, 두 사람 간에 각별한 애정이 전제돼 있는 것만으로 인물의 서사극과는 차별화됐다. 다양한 매력이 담긴 '워맨스'는 장르만으로도 시청자들에게 로맨틱한 감성을 자아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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