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8회에 이르도록 구한수 캐릭터 활용은 아쉽다. ‘감사합니다’는 사람에 대한 믿음이 전혀 없고 누구라도 가차 없이 감사를 단행하는 냉철한 신차일과 사람을 잘 믿고 정도 많은 구한수, 극과 극 성향의 두 사람이 불협화음을 거쳐 점차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1회에서 자신과 친분이 두터웠던 현장 소장의 비리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소장님이 그럴 리가 없다”라며 자신의 감정으로 판단한 결론을 내렸던 구한수는 7회, 8회에서도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인 동기 오윤우(김신비 분)의 주장을 믿어주지 않는다며 신차일에게 평정심을 잃고 대들었고, 채용 비리를 의심받자 신차일에게 “정말 너무하다”라고 서운해하며 감사실을 나섰다.
‘감사합니다’는 두 사람의 대비를 극대화하기 위해 구한수의 감성적인 면모를 부각했으나, 직급과 업무 체계가 명확한 직장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구한수의 행동은 오히려 ‘금쪽이’를 보는 듯 설득력을 잃었다. 의욕만 앞선 구한수가 사고를 치고, 신차일이 이를 해결해 주는 서사가 여러 차례 반복돼 답답함을 유발했다.
실제로 ‘감사합니다’ 관련 영상에는 ‘착한척 하지만 무능한 빌런 구한수’, ‘막내 직원이 팀장한테 따박따박 따지는 판타지’, ‘일부러 고구마를 먹이는 것도 좋지만 너무 현실과 괴리감’ 등 구한수 캐릭터에 대한 비판적 댓글이 많았다.
구한수 캐릭터가 힘을 잃은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이정하의 연기력도 비판을 받았다. 극 중에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이정하는 어색한 표정과 부정확한 발음으로 몰입을 방해했다. ‘무빙’에서 통했던 무해한 매력이 ‘감사합니다’에서는 오히려 방해 요소가 됐다. ‘하균神(신)’이라고 불릴 정도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신하균과 비교되면서 이정하의 단점이 더 극명하게 드러났다.
신하균과 이정하의 신선한 케미스트리를 기대했으나, 현재까지 ‘감사합니다’는 신차일의 구한수 육아 일기 같은 모양새다. 9회에서 부사장 황대웅(진구 분), 윤서진(조아람 분)의 관계와 채용 비리가 중심으로 펼쳐질 예정인 가운데, 시청자들에게 구한수로서도, 이정하로서도 반전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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