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최근 하이브 내부에서 그치지 않고 있는 뉴진스와 관련된 분쟁이나 불편한 기사들을 읽다 보면 영화 아마데우스가 생각난다. 살리에리와 모차르트의 이야기를 다룬 밀로스 포먼 감독의 영화 말이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방탄소년단을 만들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걸그룹에서는 그에 미치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남성으로 이뤄진 보이그룹과 여성으로 이뤄진 걸그룹은 만드는 방식과 추구하는 철학, 팬들의 수요층이 전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연예기획사에서 남성 가수와 보이그룹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이브뿐만 아니라 SM엔터나 YG 등 다른 모든 회사 공통이다. 걸그룹은 매출 면에서 많이 뒤처진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목소리에 대한 성감이 남성과 여성이 다른 영향이 크다. 여성이 훨씬 남성 목소리에 민감하며 큰 성감을 느낀다. 그래서 아티스트에 대한 지출 성향 역시 여성이 훨씬 높다.
남성 가수나 보이그룹은 양산형으로 ‘찍어내도’ 어느 정도 매출이 보장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하이브가 추구하는 멀티레이블은 걸그룹이나 여성 가수보다 보이그룹, 남성 가수에 적합한 방식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여성 가수, 걸그룹은 양산형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 기본적으로 남성은 여성 목소리에 대한 성감이 낮기에 여성 아티스트에 쉽사리 지갑을 꺼내지 않는다. 그래서 걸그룹이나 여성 가수가 성공하려면 보이그룹이나 남성 가수보다 훨씬 어려운 길을 걸어야 한다.
걸그룹이나 여성 가수로서 성공하려면 남성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감성이 있어야 한다. 소녀시대가 성공했던 것은 삼촌팬들의 감성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트로트에서도 아저씨들이 눈물을 흘리며 듣는 전유진이 독보적인 이유다. 양산형이 아닌 명품만이 메마른 가슴을 가진 남성들의 지갑을 열 수 있다.
뉴진스 성공의 원동력 역시 감성이다. 팜하니가 마츠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를 불렀을 때 일본이 열광했던 이유도 마찬가지다. 민희진 대표는 그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
안타깝지만 재능은 신이 주는 것이다. 살리에리 역시 그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이브 주가는 최근 1년 새 거의 반토막이 났다. 뉴진스가 일본에서 거두고 있는 놀라운 흥행은 하이브 주가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주주들을 위해서 무엇이 최선인지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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