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한지붕 세가족’에서 순돌이 역으로 사랑받은 아역 스타 출신 배우 겸 가수 이건주(43)가 신내림을 받고 무속인이 됐다.
이건주는 지난 2일 경기도 하남에 있는 한 굿당에서 신아버지 강남도원선생으로부터 내림굿을 받고 무속인으로 새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SBS 예능 프로그램 ‘신들린 연애’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은행원 출신 무당 함수현과 ‘신남매’가 됐다.
이건주는 6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통화에서 “오래 전부터 신을 왜 안 받고 있냐는 얘길 들어왔지만 이를 무시하고 버텼는데 결국 신병이 마음의 병으로 왔다”고 말했다.
“작년부터 심각하고 무서운 우울증을 앓았어요. 창문만 보면 뛰어내리고 싶고, 제 마음이 통제가 안되었어요. 살아도 사는 게 아니었는데, 물어 보니 ‘넌 진작 죽었어야 할 팔자’라고 하더라고요. 그 시기 이상하게 일도 딱 끊기고…가족들의 반대가 컸지만 결국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가족들은 오래 전부터 이건주에게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지만, 애써 모르는 척 했다. 무당이 되는 것만은 강하게 만류해왔다. 특히 부모의 이혼으로 6살 때부터 애지중지 자신을 키워준 고모의 반대는 더욱 컸다.
이건주는 “저를 키워주신 고모 역시 신내림을 받아야 할 운명이었지만 ‘순돌이’ 역으로 활동하는 조카를 생각해 이를 거부하고 평생 살아왔다”며 “그게 나한테 온 것 같다며 많이 우셨다”고 전했다.
“사실 우리 집안이 무당 집안이었어요. 증조 할머니가 무당이셨고, 할아버지는 절도 짓고 굿도 하셨죠. 하지만 저는 점도 보러다니지 않았고 불교 신자에요. 가끔씩 절에 가고 기도하는 게 전부였는데…선생님들이 ‘얘는 지금 머리 끝까지 찼다’ ‘안 받으면 큰일 난다’고… 운명을 받아들이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한해졌어요.”
내림굿을 하던 날, 작두를 타고 부채와 방울을 흔들던 그의 모습에 모두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날 이건주는 현장을 찾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거기 있던 사람들의 개인사를 다 맞췄고 나도 모르게 무수한 말들이 신들린 듯 튀어나왔다. 모두들 인정해주셨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2020년 방송된 MBN 트로트 오디션 ‘보이스트롯’에서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며 ‘트롯 순돌이’란 애칭을 얻은 트로트 기대주였다. 신곡 작업 근황을 전하기도 했었다. 연예 활동 역시 계속 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요즘엔 무당에 대해 큰 거부감이 있는 시대가 아니잖아요. 삼성동에 신당을 차리고 새 인생을 살게 됐지만 저에게 주어진 두 가지 인생을 묵묵히 걸어나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진향희 스타투데이 기자(happ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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