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리스트 후배 죽이기에 나선 금메달리스트 선배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배드민턴 안세영 선수의 협회 비판 발언이 파문을 일으켰다. 1996년 아틀란타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방수현 MBC 해설위원은 "누가 등 떠밀어서 국가대표 들어갔나"며 안세영을 직격하며 협회 옹호에 나섰다. 그는 또 "여러 국제대회에 출전하면서 협회나 감독, 코치들, 훈련 파트너들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잘 알고 있다"며 "선수 본인이 혼자 금메달을 일궈낸 건 아니지 않"냐는 발언까지 한다.
희한한 사람이다. 그렇다면 협회나 감독, 코치들은 원래 편하게 놀고 먹어야 하는데 안세영 때문에 고생이라도 했다는 것인가? 그들은 안세영 같은 선수들이 편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라고 월급 받는 사람들이다. 이상한 사람이다. 국가대표가 되면 그 모든 억압과 통제와 불합리와 폭력을 군말 없이 모두 받아들이고 살아야 한다는 것인가?
논란이 되고 있는 국제대회 개인자격 출전 문제, 스폰서 문제 이전부터 대한배드민턴협회는 부조리 가득한 조직이었다. 오죽하면 선수들이 협회를 상대로 소송을 하고, 대표선수 선발 문제로 청와대에 청원을 넣었겠나. 선수가 자신이 소속된 협회를 상대로 이러한 싸움을 한다는 것은 협회 행정이 한 마디로 '막장'이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입 다물고 있으라고?
특히 주목하는 점은 연초에 안세영 선수가 협회에 "선후배 문화를 지금까지 참아왔지만 더는 참을 수 없다"고 시정 요구를 했다는 점이다. 협회가 대표팀 선수들을 군기와 얼차려문화를 통해 통제해왔음을 알 수 있다. 협회는 왜 이를 용인해왔을까? 임원이나 감독이 직접 나서지 않아도 협회 친화적인 선배선수들이 알아서 후배들을 통제하기 때문이다. 협회 입장에서는 매우 편하다. 그래서 많은 협회들이 이를 묵인, 조장하는 것이다.
대표팀 선수는 협회의 돈벌이 수단
일부 체육계 인사는 비인기 종목이니만큼 협회 재정을 위해 일부 제한이 필요하다고 한다. 무능의 자백이다. 배드민턴은 아마도 축구를 제외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생활체육 동호인들을 거느린 종목이다. 행사 때마다 이들이 지불하는 참가비는 다른 종목 단체들에겐 꿈 같은 일이다.
그래서인지 배드민턴협회는 임원이 무려 40명으로 축구협회보다도 많다. 그런데 회장 및 임원진이 지난 몇 년간 후원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음에도 운영이 되는 걸 보면 재정상태가 좋다는 방증 아닌가. 그런데 도대체 재정이 얼마나 풍족하기에 2018년 선수 6명이 비행기 이코노미석으로 대회 출전하는데 무려 임원 8명이 비즈니스석 타고 따라가나. 이거 선수들에게 써야 할 돈 아닌가. 왜 선수들이 번 돈으로 임원들이 공짜 해외여행을 하나.
방수현 위원은 인터뷰에서 "협회가 안세영 얼마나 특별케어했는지 밝혀질 것"이라 했다. 내가 보기에 그것은 '특별케어'가 아니라 안세영 같은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특별족쇄'를 채워 '특별통제'한 것이다. 사실은 협회가 선수들 혹사시켜 가며 앵벌이 한 것과 다를 바 없다. 다 협회 자신을 위한 것이다.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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