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호 태풍 '마리아'가 일본 혼슈 북부를 강타한 가운데 제7호 태풍 '암필(AMPIL)'이 또다시 북상하면서 '난카이 해구 대지진'에 대한 공포와 함께 일본 내 피로도가 커지고 있다.
태풍 '암필'은 13일 새벽 3시께 일본 오키나와 동남쪽 방면에서 발생해 도쿄를 향해 북상중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태풍 '암필'은 일본 오키나와 동남동쪽 약 1080km 부근 해상에서 중심기압 994hPa, 최대풍속 초속 20m/s으로 동북동진 하고 있다.
'암필'은 15일 오전 9시께 최대풍속 초속 37m/s, 강풍반경 최대 350km의 강도 '강'으로 세력을 키워 도쿄 남남동쪽 약 740k 부근 해상까지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상청은 "이번 태풍도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태풍이 한반도 주변 기압계에 영향을 주면서 동풍이 강화되면 더위가 더 심해지고 오래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태풍으로 인한 주변 기압계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암필'은 캄보디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캄보디아어로 ‘타마린드’라는 콩과의 상록 교목을 의미한다.
한편, 13일 오전 9시 일본 도쿄 남동쪽 약 1410km부근 해상에서는 13호 열대저압부가 발생했다.
이 열대저압부는 24시간 내에 제8호 태풍 '우쿵(WUKONG)'으로 발달해 오는 15일 센다이 동쪽 약 550km부근 해상까지 진출, 간토 지역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일본을 강타했던 마리아는 13일 일본 혼슈 북부를 관통해 센다이 북북서쪽 해상으로 벗어나면서 현재는 열대 저압부로 약화됐다.
마리아가 상륙한 혼슈 도호쿠 이와테현에는 24시간 강수량이 평년 8월의 강수량보다 2배를 넘는 수준을 기록했다.
태풍의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다소 느린 속도로 이동하면서 많은 비를 퍼부은 데 따른 결과다.
지난 12일 저녁 도쿄 동남동쪽 약 1340km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제6호 태풍 ‘손띤’은 점차 북서진해 13일 밤 센다이 동쪽 해상에서 약화될 것으로 예보 됐다.
이처럼 4개의 태풍이 잇따라 일본을 향하는 것은 물론, 대지진 우려까지 커지자 일본 내에서는 긴장감이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규슈 남동부 미야자키현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9일에는 도쿄 서쪽 수도권 지역인 가나가와현에서 규모 5.3의 지진이 발생했으며 10일에는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 북북동쪽 476km 해역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연이어 발생했다.
특히 일본 기상청은 '난카이 해구 지진 임시 정보'를 발표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난카이 해곡 대지진'을 경고하고 나섰다.
난카이 해구 대지진은 수도권 서쪽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구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한다는 지진이다.
이러한 여파로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SNS상에는 대지진 발생 직전 등장한다는 특이한 형태의 구름을 일컫는 '지진운(地震雲)'을 목격했다는 사진들이 잇따라 게재되기도 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구글 검색을 보면 지진운의 경우 대지진 주의가 나온 지난 8일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라면서 “검색량은 지역별로 미에현·오이타현·미야자키현의 순으로 많다"고 보도했다.
모두 난카이 해곡 대지진의 불안감이 큰 지역이다.
하지만 지진운은 현재까지 과학적인 근거가 없어 인정되지 않고 있으며, 일본 기상청도 "일시와 장소를 특정한 지진 예지 정보는 모두 헛소문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일본 정부 역시 지난 9일, 라인야후와 X(구 트위터), 메타, 구글 등 4개 SNS와 포털 기업에 지진과 관련한 가짜 정보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해줄 것을 공식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태풍과 대지진 등 잇따른 자연재해 우려로 일본 내 긴장감이 증폭되면서 이에 대한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조성호기자 csh@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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