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님 주장이자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의 캡틴 손흥민(32)은 내년 1월 팀에 합류하는 후배 양민혁(강원)에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적응하기 위한 조언을 건넸다.
미국 스포츠 매체 맨 인 블레이저스는 14일 공식 유튜브를 통해 손흥민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손흥민은 내년 1월부터 토트넘 선수단에 합류하는 양민혁이 EPL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도록 돕겠지만, 순순히 자리를 물려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민혁에게 북런던에서의 삶과 문화 등에 대해 조언해줄 생각이냐’는 질문에 손흥민은 “힘들 거라는 걸 얘기해주고 싶다”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EPL은 쉬운 곳이 아니다. 톱 플레이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언어와 문화, 피지컬과 인성,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는 것 등 모든 게 완벽하게 준비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겁주려는 것은 아니다. 양민혁에게 도움이 될 현실적인 이야기”라며 “K리그에서 잘한다고 느끼겠지만, 여기에서는 전 세계 어린 선수들이 매일 같이 기회를 잡고 싶어 한다. 그들이 서로 포지션을 차지하려 들 것”이라며 현실을 상기시켰다.
양민혁이 ‘차세대 손흥민’으로 언급되며 ‘손(Son)의 아들(Son)’로 불리는 것에 대해서는 손흥민은 “난 아직 여기 있다”라고 웃었다. 그는 “양민혁이 그 세대에서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도록 돕겠지만, 내 자리를 100% 물려줄 생각은 없다. 그대로 계승하게 두진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2015-2016시즌 토트넘에 입단해 EPL 10년 차를 맞은 손흥민은 전북 현대의 고문을 맡고 있는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을 롤 모델로 언급했다. 손흥민은 “박지성처럼 모범을 보이는 좋은 주장들을 많이 봤다. 박지성을 주장이자 인간으로서 정말 존경한다”며 “그는 항상 모든 선수들을 챙겼다. 항상 박지성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엔 아치 그레이(18), 마이키 무어(17) 등 어린 선수들이 합류했다. 이와 관련해 손흥민은 “베테랑은 팀 훈련이나 미팅에 늦어서는 안 된다. 어린 선수에게 모범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라며 더욱 본받을 만한 선배가 되겠다고 말했다.
‘토트넘의 레전드로 남기 위해 필요한 건 무엇이냐’라는 물음에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면 매우 특별한 일이 될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토트넘은 오는 20일 오전 4시 영국 레스터의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승격팀 레스터 시티를 상대로 2024-2025시즌 EPL 1라운드를 치른다.
김종용 기자 deep@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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