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술잔에 몰래 약을 타는 수상한 모습에 홍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홍씨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들은 조사에 착수했다. A씨는 “그런 적이 없다”며 범행을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서울 강북경찰서 수사 결과 A씨가 당시 일행의 술잔에 탄 흰색 가루는 마약류 성분으로 밝혀졌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은 마약류 관리법 위반 및 특수상해미수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지난 2일 구속된 A씨는 나흘 뒤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은 A씨가 미리 마약류 약물을 준비한 뒤 즉석 만남으로 처음 만난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했다. “이런 약물은 아무 맛과 냄새가 느껴지지 않아 상대방 몰래 술에 타서 추가 범행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고 경찰은 전했다.
A씨 범행과 유사한 사건에서 실형이 선고된 사례가 있다. 지난해 9월 인천지법 형사7단독 문종철 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B(62)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B씨는 지난해 4월 인천 동구 소재 한 음식점에서 처음 만난 여성에게 몰래 마약을 탄 술을 마시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은 홍씨에게 지난 14일 감사패를 증정했다. 홍씨는 중앙일보와의 전화에서 “번화가 한가운데서 벌어진 일이어서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나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누구라도 경찰에 신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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