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교회에서 여고생을 장기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기쁜소식선교회 합창단장이 이 사건과 별개로 과거 합창단 구성원에게 욕설을 내뱉고 폭력을 행사하는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16일 인천일보가 입수한 음성파일을 들어보면 그라시아스합창단 박모(52·여) 단장이 합창단 구성원 A씨에게 “대답 또 안 하네”라고 말한 뒤 ‘퍽’하는 소리가 났다.
이어 박 단장이 “왜 말할 때 대답을 안 하고”라며 언성을 높일 때도 ‘퍽’ 소리가 수차례 났고, A씨는 “아”라는 신음을 내뱉기도 했다.
박 단장은 거친 욕설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훌쩍거리는 A씨를 향해 “뭘 꼬나봐 X년아. 눈깔도 한 번 패줘”라고 했다.
49초 분량 음성파일에서는 박 단장이 A씨를 때릴 때 나는 소리로 추정되는 ‘퍽’ 소리가 7차례나 들렸다.
제보자는 “지난해 박 단장 사택을 청소하던 A씨가 실수로 화분을 깨뜨리고 치우는 상황에서 갑자기 박 단장이 욕설을 하고 폭행을 저질렀다”며 “당시 A씨를 때렸던 도구는 ‘슬리퍼’였다”고 폭로했다.
이어 “현재 A씨는 합창단을 그만둔 상태이지만 박 단장 실체를 알리기 위해 용기를 내 음성파일을 제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합창단 관계자는 박 단장의 폭행 의혹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이며 본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박 단장 변호인은 “박 단장이 구치소에 있다 보니 당장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기 어렵다”라며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대답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등 4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단장은 인천지법에서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박 단장과 단원 조모(41∙여)씨, 신도 김모(54∙여)는 지난 2월14일부터 5월2일까지 남동구 기쁜소식인천교회에서 여고생 B(17)양을 합창단 숙소에 감금한 채 팔다리를 결박하고 강제로 성경 필사를 시키는 등 20여차례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인천일보 이나라 기자 nara@incheonilbo.com
https://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2625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