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시혁·과즙세연 논란, 하이브 요청으로 커뮤니티 게시
| 글 차단
| 유튜브 영상은 그대로인데… 당사자 요청만으로 콘텐츠
| 차단하는 임시조치
https://naver.me/FlZPECua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인터넷 방송인 과즙세연(본명 인세연)의 LA 동행 소식을 전한 인터넷 커뮤니티 의 게시물이 지난 8일 돌연 차단됐다. 하이브가 방시혁 의장에 대한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게시물 차단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방 의장과 과즙세연의 LA 동행을 최초로 알린 유튜브 영상은 그대로이지만 국내 사이트에 올라온 게시물이 차단될 수 있는 건 당사자 요청만으로 콘텐츠를 차단하는 '임시조치' 제도 때문이다.
지난 8일 방시혁 의장과 과즙세연 등이 미국에서 함께 있는 유튜브 영상이 나오자, 한 누리꾼은 에 〈오늘자 미국에서 여자BJ랑 같이 있는 사진 뜬 방시혁>이라는 글을 올렸다. 방 의장과 과즙세연 일행 모습이 있는 게시물이다.
하이브는 같은 날 게시물 차단을 요청했다. 결국 의 게시물 본문과 댓글은 차단됐으며, "본 게시물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2의 법령을 준수하기 위해 게시중단(임시조치) 되었음을 안내드립니다"라는 안내문구가 있었다. 임시조치 사유는 "방시혁 의장에 대한 사생활 침해", 요청자는 "주식회사 하이브 및 대리인"이다.
하이브가 게시물 차단을 위해 활용한 임시조치는 게시글에 언급된 당사자의 문제제기만 있으면 '권리침해'로 간주해 게시글을 최소 30일 동안 차단하는 제도다. 임시조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는 제도다. 당사자의 문제제기만 있으면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게시글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시조치는 인터넷상의 무분별한 권리침해를 막기 위해 도입됐으나 정치인·기업·유명인 등의 부정적인 글까지 차단한다는 문제가 있다. 20대 총선 당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자녀 부정입학 의혹을 제기한 글도 임시조치 대상이 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22년 12월 공적 인물에 관한 사안, 공공의 관심 사안에 해당하는 게시물을 임시조치 대상에서 제외해줄 것을 방통위에 요청했으나 방통위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방통위는 올해 1월31일 인권위에 "공적 인물이나 공공의 관심 사안이라는 개념이 불명확하고, 공적 인물이라는 이유로 무분별한 비판을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적정한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임시조치 건수도 상당하다. 별도 심의 절차 없이 신청만으로 게시물 차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명예훼손을 이유로 임시조치된 네이버 게시물은 14만3961건에 달한다. 같은 기간 카카오에선 1만126건의 게시물이 명예훼손을 이유로 차단됐다.
임시조치에 대한 비판은 이전부터 있었지만 현 정부는 임시조치 범위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2대 총선공약에서 재심사 요청 권한과 이의제기권을 도입해 무분별한 임시조치 제도를 막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3월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모욕'을 임시조치 대상으로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언론개혁시민연대와 전국언론노동조합은 방통위의 임시조치 확대 조치를 '개악'이라고 비판했다.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