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으로 구속기소 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공소장을 KBS가 단독 입수했습니다.
SM엔터는 라이즈, 에스파, NCT 등이 소속된 대형연예기획사입니다.
당시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카카오 측이 5,907억 원을 동원해 SM 주식 26.5%를 인수하여 지난해 8월쯤 기업결합 승인을 완료하는 계획을 회의에 상정했습니다.
김기홍 전 CFO는 SM 인수에 대해 반대 의견을 피력했지만 김 위원장은 “카카오엔터 입장에서 SM 경영권 인수가 좋은 기회”라며 “보안을 잘 유지해 SM 주가가 오르지 않도록 주의할 것”이라고 지시했습니다.
배 전 대표는 이 계획이 원만이 이뤄지지 않자 이수만 전 SM 총괄프로듀서와 반목하던 SM 기존 경영진과 결탁해 표면적으로는 사업협력 계약을 체결한다는 명목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등을 취득하는 방식을 구상합니다.
김 위원장은 카카오 측이 SM 경영권 인수 경쟁의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저지하고 SM 경영권을 인수할 방안을 강구할 필요성이 있다며 SM 인수 의사를 거듭 개진했습니다.
SM 공개 매수를 선언한 하이브는 하이브와 SM 음반원 유통권을 카카오에게 부여하기로 하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습니다.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 2월 14일 서울 강남 소재 식당에서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 “하이브가 SM을 인수하고 싶으니 도와달라”는 취지의 제안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 측은 공식 답변을 회피한 채 SM을 카카오 측의 연결 재무제표에 포함시키는 방안 등 수용하기 어려운 합의 조건을 제시하며 방시혁 의장의 제안을 사실상 거절했습니다.
이 부문장은 증권사 직원에게 "시세조종으로 발각되지 않도록 시세대로 받쳐가면서 사라", "종가가 제일 중요하니 마지막에 남아있는 돈을 쏟아부어라", "가격을 올려도 상관 없는데 시세조종 이슈만 안 걸리면 되니 호가 나오는 것을 소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러한 시세조종성 매집으로 SM 주가는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가인 주당 12만 원보다 높아졌고, SM은 결국 하이브 대신 카카오가 인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는 SM 주가 부양을 목적으로 한 댓글 여론전까지 펼쳤는데, 카카오 투자전략실장이 언론 작업을 담당했습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직원으로 구성된 'SSS팀'이라는 특별팀을 동원해 언론에 'SM 인수 참여 의사를 알리는 입장문을 배포하는 등 여론 조작 시도까지 불거졌습니다.
한편 주가부양 과정에서 실무를 담당한 이 전 부문장의 이름은 검찰 공소사실에 14차례 명시됐지만, 이례적으로 검찰은 이 부문장을 기소유예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