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싸이, '흠뻑쇼' 인천 공연 첫날 3만 관객과 호흡
| 무더위 날린 공연, 전매특허 '워터 캐논'
| "어느덧 마흔 일곱, '커리어 하이' 전성기"
명불허전 '공연의 신' 싸이다. 관객들은 인이어도 뚫는 떼창과 함성으로 화답했다.
17일 인천 서구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싸이 흠뻑쇼 '서머 스웨그 2024-인천' 공연이 진행됐다. 이날 공연은 3만1000여명의 관객이 현장을 찾아 뜨거운 열기를 더했다.
공연장 인근에는 싸이와 '흠뻑쇼'를 상징하는 색인 파란색 옷과 장신구를 한 팬들이 운집해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한 공연장 앞 포토존 역시 긴 줄이 설만큼 인기였다.
오후 6시, 싸이가 차은우·박지환과 찍은 오프닝 영상이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대기실에서 나온 싸이 데뷔곡 '새'로 '흠뻑쇼'를 시작했다. 관객들은 첫곡부터 떼창으로 호흡했다.
싸이는 "인천 날씨 죽여준다"라고 외치며 '예술이야'를 불렀다. '흠뻑쇼'의 전매특허인 워터캐논 물줄기가 폭염을 잊게 했다. 싸이는 "정식으로 인사드리겠다. 올해로 24년차 가수 박재상이다. 반갑다"라고 외쳤다.
이어 "핸드폰보단 공연을 즐겨달라. 핸드폰이 얼마나 공연에 방해되나. 핸드폰을 들고 있다는 이야기는 박수를 안치고 있다는 것과 같다"며 "대한민국 공연장에 점점 박수가 사라져가고 있다. 박수를 쳐달라"고 재치있게 박수를 유도했다.
관객들은 열정적인 환호로 화답했고 싸이는 "장관이다. 충분하다"라고 만족했다. 싸이는 긴 공연시간을 대비해 관객들에게 "체력을 영악하고 이기적으로 운영해달라"는 귀여운 요청도 잊지 않았다.
이어 '감동이야' '뉴페이스' '오늘밤새' '어땠을까' '연예인'까지. 싸이를 대표하는 곡들의 무대가 이어졌다. 무대의 특성에 맞게 검은색 의상부터 반짝이 의상까지 보는 재미도 더했다.
싸이의 '흠뻑쇼'는 게스트 라인업도 화려했다. 한 소속사 식구인 화사가 2년 연속 '흠뻑쇼'를 찾았고 쌈디(사이먼도미닉)도 함께했다. 화사는 '아이 러브 마이 바디' '이' '칠리'에 마마무 메들리까지 들려줬다. 시스루 바디수트를 입은 화사는 "오늘 각오하고 운동화를 신고 왔다"며 열정적인 무대를 선사했다. 쌈디는 랩 뿐만 아니라 발라드곡인 '처음 느낌 그대로'까지 열창했다.
바통을 이어 받은 싸이는 "내 꿈은 가수가 아니라 작곡가였다. 써놓은 노래가 아까워서 데뷔했는데 이렇게 됐다. 콘서트하면 떼창 해줄 때 가수로서도 작곡가로서도 입체적으로 행복하다"며 "이런 사람들 만날 줄 모르고 만든 곡이다. '낙원' 함께해달라"며 무대를 이어갔다. 싸이는 "인천 최고!"라며 "인이어를 끼면 함성 소리가 잘 안들린다. 그런데 오늘은 (인이어를) 꼈는데도 함성이 잘 들린다"며 감동했다.
어느새 해가 졌고 더위도 꺾였다. '흠뻑쇼'는 싸이의 열정적인 무대 뿐 아니라 관객들의 함성과 떼창으로 더욱 풍성한 공연이 됐다. 싸이 역시 이 점을 짚으며 "'흠뻑쇼'의 자랑은 막대한 물 양도 히트곡의 수도 아니다. 이 공간 안에 10대부터 어르신들까지 같이 공감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10대 팬들에 대해선 "개학하고 학교에 가면 다른 가수를 좋아하는 친구들도 많겠지만 10대들아, 4년만 지나도 오늘 공연에 함께한 의미가 달라질 것"이라며 "나도 어느새 47세가 됐다. 더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다짐했다.
불혹을 넘은 나이가 무색한 에너지 가득한 공연이 계속됐다. 싸이는 "관객들이 오늘 놀다 웃다 쉬다가 하고 싶은거 다 할 때까지 공연하겠다. 오늘이 인천에서 가장 행복한 하루가 되길 바란다"며 공연의 후반부를 이끌었다.
지친 기색 하나 없이 '흔들어주세요' '아버지' '나팔바지' '댓댓' 등의 무대가 이어졌다. '월드스타' 싸이를 만든 '강남스타일' 무대가 시작되자 함성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3만1000여명이 하나돼 떼창했다. 무대를 마친 뒤 "박재상"이라는 환호도 이어졌다. 싸이는 "이렇게 자극하면 긴 앵콜 뿐이다"라며 환호를 유도했다.
약속대로 '챔피언' 등 앵콜까지 4시간 가까이 관객과 호흡했다. 10년전 세상을 떠난 故신해철을 향한 추모곡 '드림' 무대 잊지 않았다.
싸이는 재미와 감동을 모두 잡은 공연으로 '흠뻑쇼'의 진가를 스스로 증명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고 한 '흠뻑쇼' 관중이 많았다. 그게 나의 최대치겠거니 했는데 지난해는 더 많은 관객을 만났다. 올해는 내 '커리어 하이'다. 배가 불뚝 나온 마흔 일곱 아저씨인데 전성기를 맞았다"고 감격했다.
싸이는 18일까지 인천 공연을 마친 뒤 24~25일 수원·31일 과천으로 '흠뻑쇼'를 이어간다. 특히 과천 공연은 지난달 20일 기상 악화로 중단됐던 바 당시 싸이가 "다시 재개하겠다"는 약속을 지켜 화제를 모았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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