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시혁부터 슈가까지…"또 터질 게 있냐"
| 증권가도 '신중론' 권고…"변수 봉합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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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악재가 갑자기 터졌다. 또 터질 게 남았을 수도 (있다)." (인터넷 하이브 종목 토론방)
하이브 주주들이 신음하고 있다. 방시혁 의장의 스캔들로 인한 '오너리스크'와 방탄소년단(BTS) 슈가의 음주운전에 따른 '멤버리스크'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실적 바닥'을 형성했다며 대장주인 하이브를 비롯해 엔터테인먼트주 저가 매수를 외쳐온 증권가 애널리스트들도 연이은 악재에 신중론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브 주가는 지난 14일부터 17만원 아래로 밀려났다. 주가가 종가 기준 16만원대까지 밀려난 것은 지난해 1월6일(16만8000원) 이후 처음이다.
직전 거래일인 16일 하이브 주가는 전날보다 3300원(2.02%) 오른 16만64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은 반등했지만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4거래일 동안 11% 넘게 하락한 낙폭을 만회하기에는 힘에 부쳤다.
증권가가 꼽은 주가 최대 악재는 'BTS 슈가 리스크'다. 슈가는 지난 6일 밤 서울 한남동 자택 근처에서 전동스쿠터를 타다가 넘어졌고, 당시 인근을 순찰하던 경찰에 발견됐다. 경찰측 음주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0.227%로 면허 취소 기준(0.08% 이상)을 훨씬 웃돈 것으로 확인됐다. 슈가는 지난 3월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충남 논산 훈련소에 입소했고, 현재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 중이다.
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팬덤 분열이다. 이번 음주운전 파문으로 일부 팬들 사이 슈가의 탈퇴설까지 거론되면서 '완전체 컴백'이나 '슈가 솔로' 활동에 대한 불확실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I(SNS)인 엑스(X·옛 트위터)에는 하이브 사옥 앞에 슈가의 탈퇴를 요구하는 내용이 붙은 트럭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줄줄이 올라왔다. 일부 팬들이 하이브 사옥, 슈가가 경찰에 발견됐던 건물 등을 오가는 트럭 시위를 진행한 것이다.
슈가의 음주운전 소식 직후 '오너리스크'도 터졌다. 이달 8일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 거리에서 유명 인터넷방송 진행자(BJ)인 '과즙세연' 자매와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방 의장은 1972년생으로 2000년생인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28살 차이다. 대외적으로는 접점이 없던 관계인 만큼 시장에선 이들의 만남을 우려 요인으로 간주했다. 소식이 전해진 이튿날 주가는 6.31% 하락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 어도어 퇴사자 간 치열한 진실 공방도 주가엔 부담이다. 하이브와 날 선 대립을 이어왔던 민 대표는 최근 퇴사한 부하 직원과 '직장 내 성희롱·괴롭힘 신고 무마' 여부를 두고 공개 설전을 벌이고 있다. 퇴사자 측은 "민 대표가 자신을 민폐만 끼친 사람으로 몰고 모욕했다"고 주장했고, 민 대표 측은 "성희롱 신고내용이 상당 부분 사실과 다르고 해당 퇴사자가 공교롭게도 하이브가 질타받는 시점에 등장했다"며 반박에 나선 상태다.
시장이 예상하기 어려운 변수들이 줄을 잇자 하이브 주주들은 혼란스럽단 반응이다. 포털 등 종목토론방에서 한 주주는 "음주는 회복이 안 된다. 아무리 펀더멘털과 관련이 없다고 하더라도 '넘버원' 그룹에서 터진 악재라 분명 치명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주주는 "국장(국내증시)은 이런 변수가 많고 주가도 너무 휘둘린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미국 주식이나 할 걸 후회된다"고 밝혔다.
다만 저가 매수세도 포착된다. 주가가 하락했던 나흘간의 수급을 보면 개인 홀로 598억원 매수 우위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419억원, 174억원 매도 우위다.
그동안 2분기를 바닥으로 하반기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점친 증권가도 입장을 보수적으로 수정하고 있다. 증권가에서 엔터주는 업황의 영향이 큰 만큼 개별주 거래보다는 관련주를 한꺼번에 사고파는 '바스켓 매매'에 활용되고 있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장주나 업황에 불확실성이 생기면 업종 소속 기업들에서 한 번에 등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며 "슈가의 탈퇴 가능성이 1%라도 있다면 '리스크'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위버스 유료화와 뉴진스·르세라핌 등 저연차 그룹의 수익화 등 하반기 기대 요인이 많지만 '멤버 리스크'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많은 만큼 당분간은 '관망모드'를 권한다"고 밝혔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BTS 전원 제대 이후로도 완전체 활동이나 개인 활동에 있어서 '멤버 리스크'가 번질 수 있기 때문에 투심에 큰 위축이 된 상황"이라며 "일회성 해프닝으로 끝날지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매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