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3분기 '나이비스' 데뷔 싱글 발매 예정...1000억
| 집행 공언한 뒤 첫 성과
국내 대형 엔터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가상현실 시장에서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서가고 있다. 지난해 메타버스 산업에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공언하고, 수 년 동안 주력으로 개발해 온 첫 버추얼 아이돌 ‘나이비스’(nævis)를 올해 안에 선보일 예정이다.
19일 SM은 올 3분기 버추얼 아이돌 ‘나이비스’ 데뷔 싱글을 발매할 계획이다. 앞서 SM은 지난 6월 말 서울에서 4인조 걸그룹 ‘에스파’(aespa)의 두 번째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면서 나이비스를 깜짝 공개한 바 있다. 미디어아트 기술 중 하나인 ‘아나모픽’을 통해 에스파 무대 배경에 설치된 와이드 스크린에 나이비스를 연출한 형태다.
나이비스는 에스파 데뷔 초부터 기획된 프로젝트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비스는 에스파가 2021년 발매한 ‘넥스트 레벨’을 비롯해 각종 뮤직비디오 등 콘텐츠에 직·간접적으로 등장한 바 있다. 에스파는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며 소통·성장하는 메타버스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나이비스는 콘셉트 상으로 현실 세계의 에스파와 가상 공간 속 ‘아이-에스파’(æ-aespa)를 연결한다.
SM은 버추얼 아이돌 시장에 경쟁사보다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SM 3.0 전략을 발표하면서, 내년까지 메타버스·콘텐츠에 총 1000억원을 집행할 계획을 세운 바 있다. 버추얼 아이돌 사업은 본체가 주도한다. 나이비스는 5개 멀티 제작 센터와 별도로 설치된 가상 아티스트·IP 제작 부서에서 기획·제작했다. 또 관련 기술은 자회사인 ‘스튜디오 리얼라이브’(구 스튜디오 광야)를 통해 직접 개발하고 있다.
반면 SM의 주요 경쟁사인 하이브·YG엔터·JYP엔터 등은 버추얼 아이돌 투자에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 회사는 버추얼 아이돌을 비주력 자회사를 통해 제작하거나, 혹은 관련 벤처기업에 소수 지분만 투자하고 있다. 또 메타버스 등과 관련한 투자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도 않았다.
하이브는 올 6월 자회사인 인공지능(AI) 오디오 기술 기업 ‘수퍼톤’을 통해 4인조 버추얼 걸그룹 ‘신디에잇(SYNDI8)’을 선보였다. 다만 이는 수퍼톤의 독자적인 사업으로, 하이브 본체는 깊게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하이브는 버추얼 아이돌 관련 벤처기업과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올해 초 4인조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 제작사인 ‘블래스트’에 30억원을 집행했고, 지난 2022년에는 가상인간 콘텐츠 제작사 ‘이너버즈’에 15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YG엔터는 버추얼 아이돌을 제작하지 않고 있다. 자회사인 YG PLUS가 하이브와 동일한 시기 블래스트에 10억원을 집행했지만, 이는 회사가 플레이브의 음원·음반을 단독 유통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YG엔터 손자회사인 벤처캐피탈 ‘YG인베스트먼트’가 메타버스 펀드 등을 운용하고 있지만, 이는 본체와 무관한 재무적 투자(FI) 성격인 것으로 파악된다.
JYP엔터는 현 시점에선 버추얼 아이돌 시장에 눈길을 주지 않고 있다. 관련 회사에 지분투자조차 하지 않았다. 그만큼 실물 아이돌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JYP엔터가 산하에 벤처캐피탈 ‘JYP파트너스’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이를 통해 버추얼 아이돌 관련 기업을 발굴할 가능성은 있다.
문화콘텐츠 투자 업계 관계자는 “SM은 에스파 세계관을 기획할 때 부터 메타버스와 버추얼 아이돌 등을 염두에 두는 등 가상현실에 경쟁사 대비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나이비스가 중소형 기획사의 버추얼 아이돌처럼 별도 IP로 기획된 것은 아니지만, 대형 엔터사 본체가 버추얼 아이돌을 직접 기획·출시한 사례가 전무해 여러 모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톱 김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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