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소식 "트럼프보다 더 나쁜 X", "해리스는 살인자” 시카고에서 폭발한 팔레스타인 반전 시위[현장에서]

민주당 전당대회장 대규모 반전 시위

“민주당이나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도 똑같다. 말만 하지말고 지금 바로 무기 제공을 포함해 이스라엘 지원을 전면 중단하라.”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첫째날인 19일(현지시간) 시카고 유니온공원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에 9·11·13살 세 자녀들과 함께 참석한 세린 허비트는 힘주어 말했다.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인 그는 줄곧 민주당에 투표해왔지만 이번엔 투표를 하지 않겠다고 한다.

‘트럼프가 돌아와도 상관 없냐’는 질문에 그는 “우려스럽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어차피 둘 다 똑같다. 가자지구에서 한 민족을 몰살하는 행위가 일어나고 있는데 해리스는 이를 방조한 살인자”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추대하는 전당대회장으로부터 불과 600m 떨어진 시위 현장에선 바이든-해리스 정부의 전폭적인 이스라엘 지지에 반발한 진보 성향 시민들의 싸늘한 민심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미 전역 200여개 단체가 모인 ‘DNC 행진’이 주최한 집회에 참가한 이들은 “학살 지원을 중단하라” “더 이상의 폭탄은 안 된다” “무기가 아니라 식량을 보내라” 등의 피켓을 들고 바이든 정부의 이스라엘 정책 전환을 요구했다.

미국 주요 도시 중에 팔레스타인 인구가 가장 많은 시카고에서 만난 시위 참가자들은 “해리스와 바이든의 정책은 똑같다.

해리스는 바이든의 뒤에 있었다”며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최대 유대계 로비 단체인 AIPAC(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협의회)을 겨냥해 "그들의 꼭두각시인 해리스에게 줄 표는 없다”는 푯말도 있었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가 주지사로 있는 미네소타주에서 온 대학생 사슈미트 라흐만은 “이대로라면 민주당은 우리의 표를 한 표도 갖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봄 학내 반전 시위에 참여했던 그는 월즈 주지사에 여러 차례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면서 “지금 월즈가 중서부 아빠 이미지로 쇼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날 집회에는 가자지구 전쟁 반대 외에도 이민자 권리, 경찰 폭력 반대, 임신중지권, 성소수자 인권 등 각종 진보 의제를 지지하는 단체들이 집결해 바이등 정부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자신을 성소수자라고 밝힌 존 맹글캠프는 “민주당은 선거 때만 우리들을 이용할 뿐 집권하면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며 “트럼프는 싫지만 해리스도 똑같이 나쁘다.”라고 절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