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삼성생명)의 작심 발언 이후 재조명된 대한배드민턴협회 임원진의 ‘항공기 비즈니스석 탑승’ 논란과 관련, 협회 A부회장이 최근 3년간 수시로 비즈니스 항공권을 이용해 해외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대구북구을)이 배드민턴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A부회장은 최근 3년간 13번 해외출장을 갔고, 이 중 6번은 협회 비용으로 비즈니스석을 제공받거나,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를 했다. A부회장은 나머지 7번의 해외출장에서도 일부 비즈니스석을 이용한 적이 있다. 협회 측은 “이동시간이 6시간 이상인 국제기구 행사의 경우 주최 측의 지원을 받았고, 협회 비용은 사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3년간 A부회장이 비즈니스석을 이용하기 위해 사용한 협회 예산은 1562만원 가량이다. 2021년에는 또 다른 협회 부회장이 비즈니즈석을 이용하며 협회 비용 495만원 가량을 사용했다. 이를 합하면 지난 3년간 임원 비즈니스석 이용에 사용된 협회 비용은 2057만원 가량이다.
협회 측은 안세영의 발언 이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부회장급 이상 전원이 비즈니스석을 이용해 언론의 질타를 받은 것이 재조명되자 지난 9일 해명 보도자료를 통해 “현 집행부는 ‘대부분’ 이코노미를 이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협회 관계자는 “회장 등 대부분 임원은 이코노미를 이용했다”며 “현재 여비 규정은 회장·부회장이 해외 출장 시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어 규정 위반은 아니다”라고 했다. 배드민턴 협회엔 회장 1명과 부회장 6명이 있다.
A부회장만 유독 비즈니스석을 자주 이용한 이유에 대해서는 “A부회장이 세계배드민턴연맹 임원이고 아시아배드민턴연맹 회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며 “해외출장이 잦아서 지원을 받았다”고 했다.
A부회장은 아시아배드민턴연맹 회장 선거운동을 하겠다며 해외출장을 갔다가 일정에 없던 다른 국가를 경유해 귀국하기도 했다. A부회장은 이때 서류 제출 없이 구두로 협회에 지원을 요청해 항공기 비용을 지원받았고, 귀국 후 별도의 출장보고서도 작성하지 않았다. 협회는 “지원할 필요성이 있어 지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승수 의원은 “협회가 2021년부터 임원진 출장 시 이코노미를 탑승했다고 해명했으나, A부회장의 경우는 세계배드민턴연맹이 이코노미 항공권을 제공하는 경우에도 협회 공금을 사용해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며 “대부분의 출장이 결과보고서도 없이 이루어진 깜깜이 출장이라는 점에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김명일 기자 mi737@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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