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국계 교토국제고가 일본 고교 야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교토국제고의 한국어 교가를 문제 삼는 혐한 여론이 기승을 부리면서, 교토 지사가 나서 일본인들에게 자제를 촉구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차별과 혐오가 잇따르면서, 학교 측은 우승의 기쁨도 마음껏 누리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도쿄에서 현영준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한국계 교토국제고가 일본고교야구대회를 재패한 어제, 일본의 한 국회의원이 올린 유튜브 영상입니다.
[하마다 사토시/일본 참의원 (유튜브 채널)]
"교토국제고의 교가에 '일본해'의 한국어 명칭인 '동해'가 들어간 것의 문제에 대해 얘기하겠습니다.
교토국제고가 승리할 때마다 NHK에서 울려퍼진 한국어 교가가 우승을 계기로 혐한 정서를 더욱 자극하게 된 겁니다.
특히 '동해'나 '한국의 학원'이라는 교가 가사를 비난하는 혐한 게시물들이 잇따라 퍼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우승팀인 교토국제고를 일본야구연맹에서 제명해야 한다거나, 고시엔은 국제대회가 아니라며 조선학교는 배제하라는 등 노골적인 차별을 조장하는 게시물들도 퍼지고 있습니다.
이같은 혐한 여론이 빠르게 확산되자, 교토 지사가 일본인들에게 자제를 촉구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니시와키 다카토시/교토지사]
"어느 쪽이든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디 삼가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니시카와 지사는 특별히 악질적인 게시물은 교토지방법무국 등에 삭제 요청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2021년 교토국제고가 4강에 진출했을 때도 혐한 여론이 기승을 부린 탓에 경찰이 불상사에 대비해 학교 주변을 순찰하기도 했습니다.
교토국제고는 선수들은 물론 학교와 학생들의 안전을 우려해 우승의 기쁨도 마음껏 누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한국 정부는 별다른 대응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한일관계개선을 위한 한국 정부의 일방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차별과 혐한, 일본의 마음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