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간조사 안 하겠다"고 한 경찰
| 슈가는 오후 7시 45분께 출석해
| 일각서는 "하이브 편의 봐주나"
| 관계자 "국제적 관심 쏠려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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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신 뒤 전동스쿠터를 운전하다 넘어져 입건된 인기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슈가(본명 민윤기)가 사고 17일 만에 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냈다. 음주운전 피의자가 2주가 넘도록 조사를 받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경찰은 일각에서 ‘특혜’ 의혹이 제기되자 이를 전면 부인하는 등 난감해 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3일 슈가는 자신이 공익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근무기관에서 퇴근한 뒤 오후 7시 45분께 서울 용산경찰서로 출석했다. 검은색 카니발 차량에서 내려 굳은 얼굴로 취재진 앞에 선 슈가는 “굉장히 죄송하다. 많은 팬 분들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반성한다”며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주말 또는 야간에 소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도 경찰 관계자는 ‘퇴근 직후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말을 했지만, 슈가는 경찰이 예상한 도착시간보다 1시간 이상 늦어진 셈이다.
앞서 경찰과 하이브 측 모두 2주간 슈가의 소환 일정에 대해 “정해진 바 없다”고 한 탓에 취재진들이 수차례 용산경찰서 앞에 모였다가 해산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22일에는 모 매체가 슈가가 이날 경찰 조사를 받으러 용산경찰서에 출석한다는 내용의 보도를 한 탓에 취재진들이 모두 집결했다가 12시간이 지나고 난 뒤 하이브가 ‘사실이 아니다’고 입장을 내자 철수했다.
이에 일각에서 경찰이 포토라인에 서는 것을 꺼려하는 슈가와 하이브 측의 입장을 반영해주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통상 음주운전 피의자들은 적발된 직후 경찰 조사를 받으며, 조사 일정이 1주일이 넘어가는 경우는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경찰은 난감한 상황이다. 소환 일정이 계속 미뤄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슈가가 국제적 유명세를 타고 있기 때문에 섣불리 소환 일정을 조율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음주운전의 경우 통상 처리 절차가 복잡하지는 않다”라며 “다만 슈가의 경우 국제적인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에 절차를 확실히 하다보니 소환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신도 취재를 오는 등 국제적인 관심이 쏠리다 보니, 경찰도 많이 곤란하고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경찰은 지난 19일 경찰청에서 진행된 정례기자간담회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강력히 말하기도 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다른 피의자를 소환하는 절차와 똑같이 할 것”이라며 “일부러 포토라인을 만들어 세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용산경찰서의 경우 지하주차장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취재진을 피하는 것은 어렵다.
관계자는 슈가가 사고 직후 입장문을 내 ‘면허취소 처분과 범칙금이 부과됐다’며 경찰의 처분을 받은 것처럼 밝힌 것과 관련해 “단속하면 남은 절차를 설명하게 돼 있는데, 술에 취해 있어서 기억을 못하는지 왜 그런 입장을 발표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6일 슈가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자택 앞에서 음주 상태로 전동 스쿠터를 타다 혼자 넘어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음주 측정을 진행했으며 당시 슈가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08%를 웃도는 0.227%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슈가는 경찰에 “맥주 한 잔을 마셨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제 채민석 기자(vegem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