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서만 여섯 번째 태풍인 제10호 태풍 '산산(SHANSHAN)'이 규슈(九州) 남부의 중심인 가고시마(鹿児島)현 아마미 지방에 접근하면서 일본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연이은 태풍들로 인한 기습 폭우 피해에 이어 태풍 '산산'의 영향으로 추가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진행방향이나 위력으로 볼때 지난 2019년 10월 1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냈던 태풍 '하기비스'와 유사하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일본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강한 세력을 지닌 태풍 '산산'은 27일 오전 9시 기준 일본 가고시마 남쪽 약 370km부근 해상에서 중심기압 955hPa, 최대풍속 40m/s, 강도 강 규모로 북서진 중이다.
태풍 '산산'은 오는 28일부터 강도 '매우 강'으로 세력을 키워 규슈 남부와 아마미 지방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이 본토에 가까이 접근하면서 이날 아마미 지방에는 최대풍속 초속 40m의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초속 40m를 넘어서면 주행 중인 트럭이 넘어지며 제대로 고정되지 않은 건축물의 금속 지붕 덮개가 바람에 벗겨질 수 있다.
아마미 지방과 태평양 방면 서일본과 동일본을 중심으로 29일까지 호우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전 중에 아이치현과 기후현, 미에현, 시즈오카현에서는 비구름대인 '선상강수대'(線狀降水帶)가 발생해 재해 발생 위험도가 급격히 높아질 우려가 있다며 경계를 당부했다.
또, 이번 태풍은 이동 속도가 느려 폭우나 강한 바람, 높은 파도의 영향이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주의를 당부했다.
일본 정부는 토사 붕괴와 하천 위험을 경고하고 주민들이 태풍 대비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28일 아침까지 24시간 동안 최대 예상 강우량은 아마미 지방에서 300㎜, 규슈 남부와 도카이 지방에서는 200㎜다.
이후에도 30일까지 규슈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하루 최대 500∼600㎜의 폭우가 예상된다.
태풍 '산산'은 규슈에 상륙한 뒤에는 일본 열도를 종단하듯 동북 방향으로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방송 NHK는 태풍의 접근으로 교통편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JR도카이도는 이날 오전 많은 비로 고속열차인 도카이도 신칸센 하마마쓰역과 도요하시역 구간 운행을 보류했다.
도쿄역과 신오사카역 구간을 운행하는 도카이도 신칸센은 29∼31일, 신오사카역과 규슈 후쿠오카 하카타역을 오가는 산요 신칸센은 29∼30일 각각 운행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일본항공(JAL)은 27∼28일 가고시마와 아마미오시마 등 규슈 남부를 운행하는 항공편을 중심으로 총 116편을 결항했다.
전일본공수(ANA)는 이날 이후 규슈 등 공항을 이용하는 항공편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태풍 '산산'의 영향으로 강원 영동과 영남, 제주 등에는 가끔 비가 내릴 전망이다.
오는 29일 밤까지 이어질 이번 비의 예상 강수량은 부산·울산·경남 남해안·경북 동해안·울릉도·독도 20∼80㎜, 제주 5∼60㎜, 강원 영동 10∼60㎜, 대구·경북 남부 내륙·경남 내륙 5∼20㎜다.
경기 남부에 오전까지, 충청에 오후까지, 강원 영서 남부에 저녁까지, 호남·경북 내륙·경남 내륙에 오전부터 저녁까지 5∼40㎜의 소나기가 내리겠다.
비와 소나기는 돌풍·천둥·번개를 동반해 시간당 20㎜ 내외로 쏟아질 수 있으니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막바지 무더위까지 기승을 부리겠다.
지난밤 제주에서 43일 연속 열대야가 나타났고, 서울과 인천, 대전, 목포, 대구, 부산 등도 열대야를 겪었다.
우리나라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 놓이면서 대기 하층으로 고온다습한 바람이 불어 든 것이 밤에 기온이 떨어지지 않은 원인이다.
고온다습한 바람은 지속해서 불어 이날 낮 최고기온은 28∼33도, 최고체감온도는 33∼35도까지 오른다.
더위는 밤더위를 중심으로 점차 해소되는 양상을 보일 예정이다.
28일과 29일 아침 최저기온 예상치는 20∼25도와 19∼25도로, 이날 밤부터 많은 지역이 열대야에서 벗어날 수 있겠다.
양일 낮 최고기온은 29∼33도로 예상된다.
남해 동부 바깥 먼바다에는 바람이 시속 30∼60㎞(초속 9∼16m)로 거세게 불고 물결이 2∼4m로 높게 일겠다. 이 바다에는 풍랑특보가 내려진 상태다.
이날 밤부터 제주 남쪽 바깥 먼바다, 28일 새벽부터 제주 남쪽 안쪽 먼바다, 28일 오후부터 제주 앞바다(북부 앞바다 제외)·남해 동부 안쪽 먼바다·남해 서부 동쪽 먼바다, 29일부터 동해 먼바다·부산 앞바다·울산 앞바다·거제 동부 앞바다에서도 바람이 거세지고 물결이 높아지니 최신 기상정보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또 남해안과 제주 해안에는 이날부터, 동해안에는 29일부터 너울이 유입되면서 갯바위·방파제·해안도로를 넘어 물결이 들이칠 때가 있어 해안에 되도록 가지 말고 안전사고에 유의하며 시설물에 신경 써야 한다.
김태훈기자 thkim30@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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