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TV 코인게이트'의 중심 인물이었던 인터넷 방송인이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강민호)는 29일 오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서모씨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서씨는 피해자들에게 본인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발행한 가상자산(코인)이나 사업에 대한 투자를 권유하고 투자금을 편취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인 계좌에 있는 돈으로 아프리카TV(현 SOOP)의 별풍선을 구매한 횡령 혐의도 있었다.
서씨는 재판 과정에서 일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재판부는 서씨가 피해자들에게 받은 투자금 대부분을 개인 채무 변제나 다른 용도로 사용했고, 처음부터 코인을 발행하거나 사업을 진행해 수익금을 지급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 대해서는 9건의 사건이 병합돼 심리가 이뤄졌다. 일부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고 일부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으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 등을 종합해볼 때 범죄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120명에 이르는 피해자에게 11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편취했다"라며 "사기범행의 내용, 방법, 범행 횟수, 기간 등을 고려하면 죄책이 매우 높다.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라고 했다.
서씨는 2021년 개인방송 업계에서 화제가 됐던 '아프리카TV 코인게이트'의 중심 인물이기도 하다. 서씨를 통해 비상장 코인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BJ들은 시청자들에게 공개 사과한 뒤 일정 기간 활동을 중단했다. 일부 BJ는 개인 방송에서 서씨 회사에서 발행한 코인을 홍보해 거센 비판에 휩싸였다.
당시 자신을 성공한 사업가로 소개한 서씨는 BJ들에게 거액을 후원해 아프리카TV의 '큰손'으로 불렸다. 명품을 선물하거나 1박 비용이 수천만원에 달하는 초고급 호텔을 예약해주기도 하면서 재력을 과시했다. 이후에는 본인 회사에서 발행한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를 권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는 자신의 사기 사건과 관련된 보도를 막기 위해 유튜버들에게 돈을 건네기도 했다. 앞서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과 카라큘라(본명 이세욱)는 서씨에게 언론보도를 무마해주겠다는 명목 등으로 각각 2200만원, 3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돼 공갈 등 혐의로 지난 14일 구속기소됐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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