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소송도 제기
온라인 성범죄 등 각종 범죄를 공모한 혐의로 프랑스에서 예비 기소된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40)가 자녀 폭행 혐의로 스위스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CNN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두로프는 지금까지 독신으로 알려져 있었다. 두로프는 지난 7월, 정자 기증으로 전 세계 12개국에 거주하는 100명 이상의 ‘생물학적 아버지’라고 말했으나, 실제로는 파트너가 있었고 3명의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프랑스 검찰이 두로프가 자신의 자녀 중 한 명을 폭행했다는 혐의에 대해 스위스에 추가 정보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3월 두로프의 전 파트너이자 세 자녀의 어머니인 이리나 볼가르가 두로프를 상대로 스위스 제네바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조치다.
볼가르는 2013년 초부터 2022년 사이에 두로프와 관계를 맺었고, 두 사람 사이에 세 자녀를 뒀다고 주장한다. 볼가르는 지난 7월 30일 인스타그램에 “2012년 두로프를 만났고, 2013년에 첫 아이가 태어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가족으로 함께 살았다”고 했다. 볼가르와 세 아이는 2020년부터 스위스에서 살고 있는 상태로, 볼가르는 인스타그램에 “결혼을 신고하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공식적으로 인정됐고 아버지의 성을 가지고 있다”고 썼다.
볼가르가 제출한 고소장에는 두로프가 2021년과 2022년 사이에 막내 아들에게 다섯 차례에 걸쳐 폭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고소장에는 “두로프가 막내 아들에게 ‘죽이겠다’고 위협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볼가르는 두로프의 폭행 이후 막내 아들이 불안, 수면 장애, 야뇨증, 악몽 등을 겪고 있다고 주장한다.
고소장에 따르면 두로프와 볼가르는 2018년 말에 헤어졌다. 당시 두로프는 볼가르에게 매달 15만 유로(약 2억2000만 원)의 양육비를 주기로 약속했다. 고소장에는 “두로프는 볼가르에게 두 개의 은행 카드를 주고, 해당 금액을 두로프의 계좌에서 인출할 수 있도록 했다”고 돼 있다. 하지만 두로프는 2022년 9월 이후 세 자녀를 만나지 않았고, 볼가르에게 줬던 은행 카드를 일방적으로 차단하고 양육비 지급을 중단했다.
한편, 프랑스 검찰은 지난달 28일 두로프가 성범죄와 마약, 범죄 조직의 불법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온라인 플랫폼의 관리를 공모한 혐의 등으로 예비 기소했다. 예비 기소된 피의자는 혐의를 더 구체적으로 특정하기 위한 수사판사의 조사 뒤 본기소 여부를 판단 받는다. 본기소까지 몇 년이 걸릴 수 있으며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대 10년 징역, 50만 유로(약 7억4000만원)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정미하 기자 viv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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