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선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2024년 4K 감독판 버전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는 OTT 웨이브의 '뉴 클래식'(New Classic) 프로젝트 일환으로 마련된 자리다. 이에 연출자 김윤철 감독과 주연 배우 김선아, 정려원 등 반가운 얼굴들이 뭉쳐 이야기를 나눴다.웨이브 '뉴 클래식'은 명작으로 회자되는 2000년대 대표 드라마를 2024년 버전으로 신작화하는 프로젝트. 그 첫 번째 포문을 여는 작품인 '내 이름은 김삼순'은 지난 2005년 MBC에서 방영 당시 최고 시청률 50%를 돌파할 정도로 폭발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 작품으로 현빈(현진헌 역), 김선아(김삼순 역)을 비롯해 정려원(유희진 역), 다니엘 헤니(헨리 킴 역)가 톱스타로 발돋움했다.
'내 이름은 김삼순' 2024년 버전은 현 시청 트렌드를 반영해 기존 16부작 버전의 드라마를 60분 분량의 8부작으로 재구성해 선보인다. 메인 캐릭터들의 서사를 강화하는 동시에 다음 회가 궁금한, 소위 '훅' 있는 엔딩을 삽입해 몰입감을 높였다는 것. 또한 화질과 음질 개선, 자막 제공 등 OTT 시리즈물 형태로 업그레이드해 최신작처럼 시청 편의성을 높였다.
이날 웨이브 측은 '내 이름은 김삼순'을 첫 번째 작품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당대 신드롬급 인기가 있었는가', '슈퍼 팬덤이 있고 그 팬덤이 지금도 유효한가' 등을 봤다. 또 연출자 및 출연진이 현재까지 왕성하게 활동하는지, 이를 위주로 작품을 리스트업하여 선정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 이름은 김삼순'은 서른 살 노처녀 김삼순이 일과 사랑을 하는 과정을 캐릭터성 있게 조명받았었다. 그런데 다시 보면 현재 트렌드에선 더 이상 노처녀가 아니고 이름을 내건 베이커리도 갖고 있다. 유명 레스토랑의 메인 파티셰이기도 했고. 그래서 '성공한 언니'로서, 2004년 콘텐츠로 재조명 포인트가 있다고 봤다"라고 짚었다.
김선아는 '내 이름은 김삼순' 신드롬을 주도한 주역으로서 작품에 대한 남다른 마음을 표했다. 그는 "작년에 '내 이름은 김삼순'이 리마스터링 된다는 얘기를 듣고 놀래고 설레고 기쁘기도 했다. 다시 봐도 재밌고 너무 좋은 작품이다. 그래서 오늘의 이 자리가 있다고 본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김삼순 하면 김선아'가 된 작품이다. 1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고 하는데 이렇게나 세월이 지났는지 몰랐던 게 김삼순은 늘 항상 제 곁에 있었다. 마음속 깊이 오래된 가장 친한 친구 같은 그런 작품이자 캐릭터이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김선아는 "'내 이름은 김삼순'이 리마스터링 된다고 했을 때, 리마스터링이 될 수는 있지만 이렇게 기자간담회를 열고 같은 작품으로 또 마이크를 잡고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살면서 또 있을까 싶더라. '내가 정말 대단한 명작에 출연했었구나', 새삼 생각해 보니 너무나 영광스럽고 리마스터링해 주셔서 무척 감사드린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정려원 역시 "'내 이름은 김삼순'은 저한테 '처음'을 참 많이 가져다줘서, 너무 감회가 새롭고 너무 보고 싶었다"라고 감격에 젖었다.
그러면서 정려원은 '내 이름은 김삼순'을 "동아줄"이라고 표현, 눈길을 끌었다. 그는 "기나긴 터널을 지나던 중 제게 한줄기 빛을 내려줬다. 당시 제가 아침드라마로 배우로 데뷔하여 베스트극장, 국군드라마, 시트콤 등을 했던 상황이었다. 작품을 많이 하긴 했지만 미니시리즈에 정말 출연하고 싶었다. 근데 연이 닿지 않아서 계속 못하고 있었다. 오디션에도 계속 떨어지고. 그래서 '나 이제 오디션 안 봐'라는 마음이 들 무렵이었고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내 이름은 김삼순' 오디션을 보러 갔었다. 메이크업도 안 하고 제 옷을 입고 김윤철 감독님을 만났을 정도다. 그때 감독님께서 '려원 씨 옷이냐' 하셨는데, 당시엔 대답도 하기 싫어서 퉁명스럽게 말씀을 드렸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정려원은 "그런데 감독님께서 '제가 하자고 하면 같이 해주실 의향이 있냐'라고 처음으로 말씀을 해주신 거다. 그전엔 오디션에서 '이 대사 좀 읽어봐요' 하는 게 다였으니까. '그럼 제가 예라고 하면 하는 거냐' 했더니, '그렇다'고 하셔서 '그럼 저 할래요' 이렇게 돼서 출연하게 된 거다. 그 뒤로는 다 저한테는 꿈같은 일이었다. 감독님은 저한테 세상에 빛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또 그는 "'연이 이렇게도 이루어지는구나' 싶어서, 그때는 마냥 현장을 신기해하며 다녔다. 저는 이미 미니시리즈에 출연한 것만으로 성공한 것이었다. 근데 또 드라마가 엄청난 사랑을 받고 성공하면서, 그때부터는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 다만 그 희망으로 지금까지 작품을 하며 지낼 수 있게 됐다"라고 얘기했다.
김윤철 감독은 "'내 이름은 김삼순'을 리마스터링 하자고 했을 때 처음엔 '왜?' 하고 반문했고 망설였다. 원작의 16부작 아우라를 8부작으로 과연 살릴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조심스러움이 컸기 때문"이라며 "근데 주변에서 8부작으로 줄이면 재밌을 거 같다고 꼭 하라고 하더라"라고 밝혔다.
새롭게 편집하며 가장 고민한 지점으론 현빈이 연기한 현진헌 캐릭터를 꼽았다. 그도 그럴 것이 현진헌은 방영 당시엔 '백마 탄 왕자', '나쁜 남자'로 인기를 모았지만 현시대 트렌드에선 미성숙한 남자 주인공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이에 김윤철 감독은 "19년 전 시대감각을 지금의 2030 세대 감각으로 비춰 봤을 때 이걸 과연 볼 수 있을까가 고민이었고 그렇기에 현진헌 캐릭터가 가장 고민이 되는 지점이었다. 물론, 당시엔 '백마 탄 왕자', '나쁜 남자가 통용이 돼서 용서해 주셨다. 근데 지금 눈높이에서 보면 제가 봐도 현진헌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현진헌이 갖고 있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 화법 등이 지금 시대감각과 맞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서사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들어냈다. 개개인마다 감수성이 다르시니까 그런 부분들을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두렵기도 하고 조심스럽다"라고 전했다.
김선아와 정려원마저 현진헌을 마다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안기기도. 김선아는 "2024년의 김삼순은 현진헌을 선택할 것 같느냐"라는 물음에 "사랑은 항상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현진헌이) 귀찮고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진헌이라면 지금도 그렇게 행동할 거 같기 때문"이라고 답해 폭소를 유발했다.
이어 그는 "현진헌 캐릭터가 덜 성숙한, 아주 어린 삼순이 같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정려원 또한 "현재의 유희진이라면 현진헌을 삼순이에게 안전하게 잘 보내지 않았을까 싶다. 덜 싸우고 갈등 없이 말이다"라고 재치 있는 답을 남겼다.
https://m.entertain.naver.com/ranking/article/108/0003263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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