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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밍팩?
마스크팩을 따뜻하게 데워 얼굴에 올려두는 방식 혹은 관련 제품을 뜻하는 말이다. 쿨링팩은 그 반대로 이해하면 쉽다. 인기 아이돌 그룹 ‘라이즈’ 멤버 성찬은 지난 8월 일본에서 열린 한 팬클럽 행사에서 여타 멤버와 달리 물광 피부 비결로 워밍팩을 꼽았다. 얼굴을 따뜻하게 하면 메이크업 광채가 더 돋보인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반면 나머지 멤버들은 쿨링팩을 더 선호한다고 했다. 대신 이들이 쓰는 K뷰티 브랜드는 같았다. 지놈앤컴퍼니의 ‘유이크’였다.
결과는?
2021년 출시 첫해만 해도 매출액 2억원에 불과하던 이 브랜드는 지난해 라이즈 기용 후 올해 매출 100억원을 내다볼 정도로 선전하고 있다. 지난 8월 도쿄 대표 명품백화점인 긴자 미츠코시에서 열린 ‘싱글즈 서울스토리 인 긴자’ K뷰티·패션 팝업행사 때 유이크는 쟁쟁한 17개 K뷰티 브랜드 사이에서 매출 1위를 차지했을 정도. 여세를 몰아 라이즈와 함께 인도네시아 리뽀몰 뿌리 스카이가든에서 진행한 팝업 행사 역시 인근 도로가 정체를 빚었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해당몰은 평소 대비 방문객수 200%증가, 유이크 매출도 전주 대비 400% 급증하는 등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K뷰티 新성공공식은?
K뷰티 업체수는 지난해 기준 약 2만 8000개(KB자산운용 자료), 시중에 나온 화장품 브랜드는 업계 추산 약 9만개에 달한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말이다.
이런 가운데 유이크는 후발주자다. 하지만 그 틈새를 뚫고 급성장했다는 점에서 적잖은 경영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제품 차별화에 공들였다. 수많은 자연, 성분 유래 화장품 사이에서 유이크는 지놈앤컴퍼니의 신약개발 연구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건강한 사람의 피부에서 얻을 수 있는 유익균, 일명 ‘마이크로바이움’을 화장품에 적용시켰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이 토양, 식물, 대장에서 추출한 유익균에 집중했다면 유이크(UIQ)는 인간 피부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해 효능과 안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원료 최적의 함량과 조합해 가장 효과적인 원료 배합 비를 가진 제품을 개발해 효능을 극대화했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K엔터 활용 면에서 종전 공식을 깼다. 유이크는 무엇보다 ‘될성 부른 나무’를 알아보고 선투자했다. 유이크가 라이즈와 광고모델 계약한 시기는 놀랍게도 라이즈가 결성되기도 전이었다. 더불어 성별 공식도 깼다.
서진경 유이크 상무는 “SM엔터에서 7년만에 남자 아이돌 그룹이 결성된다는 소식에 일단 광고모델 계약부터 했다”며 “남성 아이돌의 주요 팬은 1020여성팬인데 요즘 남자 아이돌은 피부에 공을 들이고 관리를 지속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구매전환이 잘 이뤄지고 있다. 성별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봤다”라고 설명했다.
유이크의 선구안은 맞아떨어졌다. 라이즈는 지난해 9월 4일 데뷔 후 1년 만에 글로벌 스타로 등극했다. 데뷔곡 ‘겟 어 기타’(Get A Guitar)부터 히트치기 시작한 후 ‘메모리즈’(Memories), ‘러브 119’(Love 119), 팀 색깔을 잘 보여준 ‘붐 붐 베이스’(Boom Boom Bass) 등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23년도 국내외 시상식에서 신인상 4관왕을 비롯, 총 8개의 상을 거머쥐었고 5월부터 시작한 글로벌 콘서트 ‘RIIZING DAY’를 통해 전 세계 10개 지역을 이미 돌았다. 일본 데뷔에 앞서 8월 한 달 동안 9개 도시 15회 규모의 홀 투어도 전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했을 정도다.
더불어 유이크는 라이즈와 손잡고 진정성 있는 고객 소통, 체험 공간 제공으로 차별화했다. 예전처럼 모델이 단순히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한 상태에서 ‘베스트컷’을 소셜미디에(SNS)나 각종 광고에 올리고 끝인 시대는 지났다.
각국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다양한 소통·체험 이벤트를 병행해 구매전환을 자연스레 유도할 수 있었다. 팝업 행사 때 라이즈가 콘서트 때 입은 의상, 콘서트 당시 화보 등으로 꾸민 의상전시회를 상품 전시장 옆에 나란히 배치, 팬심을 자극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또 이들을 ‘뷰티 토크’ 행사에 초청, 피부관리·상황별 화장법 등을 함께 얘기하도록 했다. 멤버들은 각자 자기 만의 유이크 제품 실제 사용법, 효능 등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팬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여타 뷰티브랜드와는 다른 접근법이다.
서진경 상무는 “인도네시아 팝업 행사 때는 1400명짜리 유이크 팬미팅에 현지 팬들이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운집했고 유이크 관련 얘기도 스스럼없이 해서 홍보효과가 극대화됐다”라고 소개했다.
K엔터 업고 해외진출 박차
유이크는 해외진출 3년만에 전 세계 14개국 진출에 성공했다. 해외 시장의 확대를 위해 유럽 CPNP와 일본 후생성, 인도네시아 BPOM 등 주요 핵심 전략 국가의 인허가 등록을 마친 상태다.
서 상무는 “빠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일본 긴자 미츠코시백화점, 인도네시아 소시올라 등 국가별 1위 유통사와 손잡고 팝업스토어를 선보이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을 기반으로 한 랑콤의 제니피크, 시세이도의 갈리니와 함께 세계 3대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suhoz@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