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N번방’ 성착취물과 공중화장실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법촬영물 등이 한 웹사이트에 버젓이 공유되고 있어 논란이다. 누구나 접속 가능한 데다 국내 접속자수도 매우 많은 공공연한 사이트라는 점에서 더 충격이 크다. 경찰은 해당 사이트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11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불법 음란 영상물이 유통되는 통로로 알려진 웹사이트 ‘야XXXX’ 관련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다. 해당 사이트에 불법촬영물, N번방 성착취물 등이 공유되고 있어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이날 실제로 해당 사이트에 접속하니 별도의 인증 절차 없이 사이트 메인 화면에서 수천건의 국내외 음란 영상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검색창에 ‘N번방’을 입력하면 여성들의 얼굴이 그대로 노출된 나체 영상이 다수 나왔다. ‘여자 화장실 뭘카(몰카)’라는 제목의 영상들도 있었다.
화장실 불법촬영 영상의 경우 국내의 한 대형 쇼핑몰에서 촬영됐다고 소개돼 있다.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고객센터 등을 통해 해당 쇼핑몰에 이 사안을 신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문제 영상 속 화장실은 언급된 쇼핑몰과는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쇼핑몰 관계자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영상 속 변기 커버, 레버, 그 외 모든 구조물 등을 확인한 결과 전국 모든 매장의 화장실 구조와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시설물 정기 점검과 영상·전파·렌즈 등 3종의 측정장비로 불법촬영을 단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법촬영 영상이 해당 쇼핑몰에서 촬영된 것이 아니며, 점검 시스템상 해당 쇼핑몰에서는 불법촬영이 이뤄질 수 없다는 취지다.
다만 영상에 등장하는 화장실은 구조상 공중화장실로 추정되는 데다 여성들의 얼굴과 신체 일부가 그대로 노출돼 있어 구체적인 피해 내용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고 이미 법적 처분이 이뤄진 사건인 ‘N번방’이 불법 음란 사이트의 영상물 제목에 소비된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사이트가 국내 온라인 이용자들이 매우 공공연히 이용하는 사이트라는 점도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한 정보분석업체 셈러쉬(Semrush)가 지난 3일 ‘한국에서 가장 많이 접속한 웹사이트’ 월간 순위(7월 기준)를 집계한 결과를 보면 해당 사이트는 유튜브·구글·네이버·쿠팡·FM코리아·웨더뉴스에 이어 7위에 올라 있다. 셈러쉬는 이와 관련해 자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 결과라고 홈페이지를 통해 전했다.
이 사이트에 올려진 영상들이 실제 불법촬영 피해 영상인지, 딥페이크 기술 등을 활용해 조작된 영상인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경찰도 해당 사이트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해당 사이트 전반에 대해서 포괄적인 수사를 계속 진행 중”이라며 “게시된 영상물 대부분이 불법이기 때문에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의자 입건 여부 등 수사 상황에 대해서는 아직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언급이 어렵다”며 “수사 마무리 단계에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병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국장도 지난 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딥페이크 성범죄 현안질의에서 이 사이트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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