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0일 MBC가 스튜디오N과 앤피오엔터테인먼트, 매니지먼트mmm을 상대로 제기한 가압류 신청을 전액 인용했다. MBC는 '업무상 성과물 도용으로 인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및 계약교섭의 부당파기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근거로 제작사 재산 가압류를 신청했고, 법원은 이러한 청구가 모두 이유 있다고 판단했다. 끝내 합의하지 못하고 본안소송으로 가면,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2~3년이 걸릴 전망이다.
MBC는 캐스팅은 물론 자료조사부터 장소섭외, 미술, 소리, 콘티, 컴퓨터그래픽(CG), 홍보·마케팅 등 사전제작 준비를 함께 했다. 본 촬영만 남긴 상태였는데, 정년이 편성 불발로 인해 라인업을 수정할 수밖에 업었다. 지난해 말 '연인'을 시작으로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밤에 피는 꽃' '수사반장 1958' 등이 흥행하면서 상승세를 탔으나, 최고 기대작인 정년이를 놓치면서 제동이 걸린 셈이다. 스튜디오N 등은 MBC 인력·시설이 상당 부분 투입된 자료를 활용, 지난해 10월20일부터 촬영을 시작했다. 올해 초 신현창 MBC 드라마국장은 "안타깝다. 제작사와 법적으로 잘 정리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지만, 인력비 등과 관련 입장 차가 커 합의를 이뤄내지 못했다.
한 관계자는 "이미 2022년 말께 MBC에서 정년이를 방영하기로 (구두로) 합의했다"며 "안형준 사장 역시 정년이를 언급하는 등 기대가 컸고, MBC 내부에선 편성을 당연 시 여겼다. 도장만 찍지 않았을 뿐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도 "몇몇 배우들과 MBC에서 극본 리딩을 진행했고, 원작 웹툰이 GL(Girl Love) 소재라서 민감해 캐릭터 수정도 함께 논의했다"며 "상도의 문제다. 제작사는 단 한 번도 사과하거나, 협상을 타진하지 않았다. 배신·허탈감이 크지 않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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