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영화는 화요일만 되면 관객이 급증했다. 월요일의 2배였다. 심지어 주말보다 관객이 많았다. 대개는 월·화·수요일은 목·금요일에 비해 관객이 적고, 주말은 평일보다 관객이 많다. 유독 튀던 그 영화는 10일 화요일 관객 데이터 집계가 공개된 11일 영화인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주말 9~10위였던 영화가 느닷없이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개봉 한 달돼 종영 수순인 ‘빅토리’가 느닷없이 1위를 차지하자 곧바로 의혹이 제기됐다. 문화계 호환마마인 ‘사재기’ 논란이다.
배우 이혜리가 주연한 영화 ‘빅토리’가 12일(11일 데이터 반영)에도 영화 ‘에일리언: 로물루스’를 제치고 이틀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14일 개봉한 ‘빅토리’는 개봉 첫 주 5위로 데뷔해 10위권을 어렵게 유지하고 있었다. 손익분기점 200만명은 아무래도 기대하기 어려운 흥행 실패작(46만명)이었다. 영화계에서는 “‘빅토리’ 같은 돌발 1위는 듣도 보도 못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빅토리’가 1위를 차지한 10일 하루 관객(1만3189명)은 9일 월요일(6460명)의 2배다. 주말인 8일 일요일(9088명)보다도 많다. 화요일 관객이 월요일 대비 2배인 것은 3일 화요일에도 동일했다. 다만 이때는 순위가 5위에서 4위로 약간만 올라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11일 오전부터 관계자들 사이에서 서서히 전파되던 의혹은 주연 배우 이혜리가 소셜미디어에 1위 인증샷을 올리고, 제작사 측이 “이 정도면 상영관 늘려야 하는 거 아니냐”며 홍보에 나서자 오후 들어 인터넷 커뮤니티로 급속하게 확산됐다. 지난달 20일 화요일 A상영관에서 자정 넘어 상영하는 회차(오전 2시 40분 종료)가 200석 중 140석이 차거나, B상영관에서 자정에 시작하는 회차가 200석 중 130석이 찼다는 예매 앱 인증샷도 공유되며 “조작에 의한 유령 상영”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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