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신설한 뮤직그룹 APAC
하이브가 레이블의 자율성을 살리는 데 공을 들인 배경이다. 모회사인 하이브의 역할을 “뒷단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한정시켰다. 일반 제조업과 달리 경영자이자 크리에이터이기도 한 창업자에게 레이블 지분을 보유토록 해 풋옵션도 보장해줬다. 창업정신과 개성을 잃지 않도록 동기를 부여하려는 조치였다.
그런데 어도어 사태가 터지고 장기화하자 하이브는 멀티 레이블 시스템 전반에 칼을 들었다. 하이브2.0 시대를 선포했다. 하이브가 레이블에 대한 통제를 강화한 점이 눈에 띈다. 뮤직그룹 APAC을 신설해 한국과 일본 레이블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겼다. 그 수장은 빅히트뮤직의 신영재 대표다.
프로듀서가 아닌 경영 전문가에게 레이블 통제권이 넘어갔다는 얘기다. 그리고 멀티 레이블 시스템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예외를 허용치 않겠다며 강력한 원칙주의도 선언했다. 앞서 하이브1.0 시대가 멀티 레이블 자율화 기조였다면 하이브2.0은 멀티 레이블 통제권 강화 시대가 된 셈이다.
어도어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시스템을 보완하려는 시도는 좋다. 그러나 엔터테인먼트산업에서 모회사의 통제권 강화를 긍정적으로만 볼 수 있을까.
과거 하이브가 자율성을 택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창의성과 개성이 곧 수익으로 직결되는 엔터산업의 특수성이다. 각 레이블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면서 고유한 색채를 유지했던 게 성공을 이끈 핵심이다.
앞에서 뮤직그룹 APAC이 총괄하고 뒤에서 하이브가 통제를 강화한다면 자칫 레이블 고유의 개성이나 창의성에 금이 갈 수 있다는 얘기다. 단기적으로 멀티 레이블 시스템이 안정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본원적 경쟁력은 약화할 수 있다. 하이브의 지향점인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의 핵심은 유연함과 다양성이다.
유기적 연결과 확장은 하이브의 장점이다. 그러나 ‘하이브’를 이루기 위해 각 레이블의 고유한 개성을 깎아내 육각형이 된다면 그건 진정한 의미의 확장이라 할 수 없다. 자율과 통제 사이의 미묘한 균형점, 하이브2.0 시대의 멀티 레이블 시스템이 마주한 과제다.
https://www.thebell.co.kr/free/content/ArticleView.asp?key=202408301020103560101649
하이브는 최근 제2의 어도어 사태를 방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달 하이브 2.0 전략을 발표하며 국내 및 일본 멀티레이블 사업을 총괄하는 하이브 뮤직그룹 APAC을 신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시 보고서에서 “지방분권화 체제였던 멀티레이블 체제 리스크가 부각된 상황에서 중앙집권화를 꾀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달말에는 어도어 이사회를 열고 김주영 사내이사를 신임대표로 선임하고 민희진 전 대표를 사내이사로 밀어냈다. 어도어 내부조직을 개편해 제작과 경영을 분리하기도 했다.
https://news.dealsitetv.com/news/articleView.html?idxno=123135
과거 하이브는 멀티 레이블 시스템 강조하며 지켜왔지만
새로 개편된 뮤직그룹 APAC를 신설해 중앙 집권화로 바뀌면서
이제 하이브가 멀티레이블 전체를 대놓고 통제하는 시스템으로
바뀌면서 이부분을 지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