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황혜진 기자]
가수 박제형(데이식스 활동 당시 제이, 현재 활동명 eaJ)가 밴드 DAY6(데이식스)에서 자진 탈퇴한 지 3년 만에 아쉬움을 토로해 논란이다.
박제형은 9월 12일 미국 라디오 'Zach Sang Show'(잭 생 쇼)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박제형은 "사람들이 그 밴드 역사에서 날 지우려고 하는 걸 보고 있다. 20대를 그곳에서 보냈는데 이제 그냥 지워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들을 존중하고 진심으로 행운을 빈다. 그들은 대단한 일을 하고 있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최근 자신의 팬 일부가 제기한 재합류설에 대해서는 "이상한 소문이 돈다. 난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박제형은 데이식스(성진, 영케이, 원필, 도운)가 지난 3월 발매한 미니 앨범 'Fourever'(포에버) 활동명 관련해 "솔직히 마음이 아팠다. 멤버들이 전체적 분석과 배경에 대해 이야기한 건 이해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데이식스 관련 내용을 보는 게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엔 직감적으로 누군가 날 그 역사에서 지우려고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마음 아팠다"며 자신의 발언이 멤버들이 아닌 데이식스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스튜디오제이)를 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이식스 팬들 대다수는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박제형은 SBS 서바이벌 'K팝스타' 시즌1를 거쳐 2015년 데이식스 보컬 겸 기타 담당으로 데뷔했으나 전속계약 기간 7년을 채우지 않고 2021년 12월 31일부로 자진 탈퇴했다. JYP엔터테인먼트와의 전속계약도 해지했다. 탈퇴 소식이 전해지기도 전에 자신의 팔에 데이식스 데뷔일과 탈퇴 예정일을 문신으로 새겨 적지 않은 팬들의 가슴에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앨범 'Fourever' 관련 서운함 표출도 납득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중론. 앞서 데이식스는 앨범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저희가 다양한 회의를 통해 앨범명을 짓게 됐고 많은 아이디어들이 나왔는데 이번에 마이데이 분들이 4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저희 4명이 앞으로도 계속 영원했으면 좋겠다, 이런 바람을 담은 앨범이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일부 멤버 활동 중단과 탈퇴, 군 복무 등 복합적 이유로 3년여의 단체 활동 공백기를 보낸 현 멤버들 입장에서는 4인조로 재편된 데이식스의 새로운 시작점을 찍고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특히 멤버들에게는 마음을 다친 팬들을 위해서라도 탈퇴 멤버 등 과거에 대해 언급하는 것보다는 현재와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는 행보가 최선이었던 상황. 이 가운데 박제형은 K팝 아이돌 그룹 산업 시스템에 대한 불만을 공공연하게 표출하며 소속 팀을 자발적으로 떠났음에도 뒤늦게 데이식스를 공적인 자리에서 언급하며 불필요한 잡음을 일으키고 있는 모양새다.
한편 박제형은 데이식스 활동 당시 팀의 유일한 트러블메이커였다. 탈퇴 전이었던 2018년 출연한 한 라디오 방송에서 "여자와 처음 데이트를 한다면 당연히 햄버거 가게에 가야 한다"며 "그 여자가 300달러짜리 식사를 대접받을 자격이 있는지 알기 위해 5달러짜리 식사를 하고 반응을 봐야 한다. 만약 첫 데이트가 잘 풀리지 않았다면 그 여자는 300달러 가치가 없는 여자"라고 말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지인과 함께 진행한 트위치 게임 방송에서 타 게이머에게 게임 재화를 얻기 위해 자신의 게임 캐릭터로 상대 캐릭터에게 유사 성행위를 하는 듯한 행동을 했다. 이 같은 행위를 "슈가 대디"라고 칭하며 웃었다.
'슈가 대디'란 성적 행위를 대가로 젊은 여성을 원조하는 중년 남성을 뜻한다. 제이는 팬들이 부적절 발언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청하자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태도를 취하다 뒤늦게 두 차례 사과문을 올렸다.
탈퇴 이후에도 여성 비하 관련 논란은 계속됐다. 2022년 1월 트위티 생방송에서 동료 솔로 가수 제이미(JAMIE, 본명 박지민)를 향해 저속한 발언을 내뱉은 것. 한 팬이 제이미의 협업을 기대한다는 댓글을 남기자 박제형은 "이제 난 더 이상 K팝(소속)이 아니라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며 "제이미는 왜 thot가 되려고 하는 거냐"고 말했다. thot는 'that hoe over there'의 준말로, 여성을 비하하는 저급한 영어 은어다.
심지어 박제형은 한동안 엎드린 채 큰소리로 웃는 등 비상식적 언행을 이어갔다. 팬들이 제이미에게 알려주겠다고 하자 "농담이다. 제이미는 음악을 잘한다"며 "제이미가 이 영상을 보면 완전 화날 텐데. 제이미가 이 영상을 보고 있지 않아 하는 말은 아니다. 제이미는 내 친한 친구다. 제이미도 날 놀린다. 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튿날 오전에는 개인 계정에 "For the first time in a long time, I am content"(오랜만에 처음으로 만족한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절친 사이이기에 문제없는 농담이라고 치부했으나 당사자 반응은 달랐다. 제이미는 공식 계정을 통해 "I'm just deleting it, I'm okay"(난 그냥 지울 거야, 괜찮아)라며 "I hate that we as women have to be subjected to mens humor to appease incels on the internet period"(난 여성으로서 인터넷 시대에 인셀을 달래기 위해 남성 유머에 노출되는 것이 싫다)고 밝혔다.
인셀(incel)은 'involuntary celibate'(비자발적 독신주의자) 준말로 여성과 관계를 맺고 싶어 하지만 실패한 남성들을 의미한다. 최근 여성 혐오자를 지칭하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 실상 속되고 무례한 발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자칭 농담으로 인해 불쾌감을 느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린 셈이다.
결국 박제형은 "내가 한 말에 대해 제이미와 모두에게 사과하고 싶다. 변명의 여지없이 저급한 발언이었고 제이미 기분을 상하게 해 스스로 끔찍하게 느낀다. 친근한 농담이라고 생각했던 말이 사실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제이미 언행을 얕보려고 쓴 말이 아니라 흔히 'baddie'(센 언니)라고 불리는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쓴 말이었다. 두 단어가 비슷하다고 생각해 썼지만 이게 변명이 되지 못한다는 걸 안다. 내 발언으로 인해 상처받은 제이미와 모든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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