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은 순탄치 않았던 걸로 전해진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전자나 LG전자는 체코에 공장도 없고 판매 지점만 두고 있다. 이번 대통령 방문 때 맞춰 발표할 투자나 협력 방안 등 ‘선물 보따리’가 여의치 않다고 판단했다.
현대차는 체코에 공장이 있지만 그 시기 정 회장의 주요 일정이 잡혀 있었다. 8월 올림픽 선수단 격려에 이어 9월 체코 방문 행사에 잇달아 참석하는 게 일면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었을 것이다.
총수들의 참여가 저조하자 대한상의는 모집 기간을 늘렸다. 기업들은 결국 출국 3주 전까지 “삼성은 가는지, 현대차는 가는지”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 재계 관계자는 “불참 의사를 이미 밝혔는데도 용산에서 ‘일정에 무리 안 가는 선에서 가급적 4대 그룹 총수는 참석해 달라’고 메시지가 왔다”고 귀띔했다.
기업 입장에서 무엇보다 최악인 것은 수개월 전부터 해외 고객사 경영진과 조율해 잡힌 미팅 일정을 직전에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통령 행사 참석을 위해 서너 주 뒤, 때로는 바로 다음 주 잡혀 있던 미팅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것을 미국과 유럽의 최고경영자들은 보통 이해하지 못한다.
지난해 경기 침체의 늪 속에서도 총수들은 윤 대통령의 숱한 해외 순방 일정에 함께했다. 연말에는 부산 엑스포 위로 행사에서 그 유명한 ‘총수 떡볶이 먹방’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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