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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회의 소제목은 ‘동굴의 곰’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굴을 파고 들어간다. 영국의 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은 ‘동굴의 우상’을 말했다. 즉, 동굴 속에 갇힌 인간은 자신들이 본 그림자만을 진리라고 여기면서 오류를 저지른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우상은 개인 고유의 특수한 본성에 의한 것일 수도 있고, 그가 받은 교육이나 다른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에 의한 것일 수도 있고, 그가 읽은 책이나 존경하고 찬양하는 사람의 권위에 의한 것일 수도 있고, 선입관이나 편견에 사로잡힌 상태까지를 포함한 첫 인상의 차이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배석류가 획득한 우상에 따르면 사랑하는 사람이란 자신의 고통을 전가해선 안될 존재다. 자기를 희생해서라도 지켜야 할 존재다. 그래서 위암수술을 가족에 말하지 않았고, 자신의 우울증에 고통받는 약혼자 송현준(한준우 분)을 스스로 떠나왔다.

그 배석류를 못잊어 한국까지 쫓아온 송현준도 고백한다. “난 널 어떻게든 일으켜 세울 생각만 했지. 너랑 같이 쓰러져 볼 생각을 못했어. 미안해! 내가 그때 네 아픔에 공감하지 못했어. 있는 그대로의 너를 내가 받아들이지 못했어.” 송현준의 동굴 속 우상은 사랑하는 이가 주저앉는다면 어떻게든 부축해 일으켜 세우는 것. 혀에 면도칼을 박고 독설을 퍼부어서라도 힘내서 살아보게 만드는 것이 옳은 사랑이란 확신였다. 정작 무너져 내린 석류로서는 주저앉아 있는 것 조차 죽을 힘을 다하고 있는 판인데 함께 쓰러져보지 못한 송현준은 부축자로서 우뚝 선 채 내려다만 보았다.


그 동굴 속에서 석류는 몸부림쳤다. 열심히 살았을 뿐인데 아무런 이유도, 죄도 없이 닥쳐온 병마의 고통이 억울했을 것이다. 외로운 촉수를 더듬어 ‘최승효’란 구원처를 기웃거렸을 때 열리지 않는 그 문 앞에서 함부로 버려진듯한 설움도 느꼈을 것이다.

여전히 치유되지 않은 생채기를 품고 현준을 떠나 가족 곁으로 돌아왔을 땐 아무런 문제 없던 시절의 배석류를 연기해야 했다. 자신의 아픔은 오롯이 자신만이 감당할 몫이었으니. 그랬는데..

저 망할 소꿉친구라는 최승효가 자신을 바닷물에 처박는다. 아픈 건 난데, 외로웠던 것도 나고 서러웠던 것도 난데 왜 지가 화를 내고 막 뭐라 그러는 지 석류로선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

한껏 도발한 최승효는 그래놓고 자탄한다. “내가 못들었더라. 네가 문 드드리는 소리. 너가 힘들다고 신호 보냈는데 내가 눈감고 귀막고 있었어. 그런 거 뻔히 알면서 너한테 괜히 모진 말이나 내뱉고 그런 내가 너무 한심하고 열받고 쓰레기 같아!” 


승효의 그 말에 석류는 설움을 그러쥐고 있던 실 하나가 툭 끊기는 것을 느낀다. 그 틈새로 묵은 설움이 쏟아져 나온다. 승효를 때리며 퍼부었다. “너 왜 답장 안했어? 너 왜 내 전화 씹었어? 내가 아무한테도 말도 못하고 혼자서 얼마나 무서웠는데.. 엄마 아빠 쓰러질까봐 말도 못하고 너한테는 말할까 말까.. 너 아무 것도 모르잖아!”


소꿉친구의 말은 맞았다. 석류의 내면을 그득 채운 것은 솜뭉치가 아니라 소금였던 모양이다. 그 바닷물 속에서 시나브로 녹아내리는 것이 느껴졌다. 석류는 모처럼 체증이 가시듯 후련한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 승효가 데려간 아빠의 분식집. 철 지난 ‘배석류 귀국 환영회’가 어줍잖게 마련됐다. 그 자리서 배석류 모친 나미숙(박지영 분)여사가 선언한다. “우리는 가족야. 좋은 것만 함께 하자고 있는 가족 아냐. 아픈 거 힘든 거 같이 하자고 있는 게 가족이야.” 동참한 친구 정모음(김지은 분)도 선언한다. “친구도 가족이다.”

석류는 깨달았다. 자신이 사랑하는 이들은 모든 걸 함께 감당할 사람들인데 제 자신만 한사코 도리질 치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들 속에서라면 피처럼 진했던 외로움도 묽어지고 우울에 처박힌 채 짓던 웃음이 더 이상 딴청이 아닌 폐부 깊숙이서 솟구칠 수 있다는 걸.


그렇게 배석류는 동굴의 문을 열었는데 승효부모 최경종(이승준 분)-서혜숙(장영남 분)의 동굴엔 사태처럼 토사가 흘러내려 문을 막을 지경이다.


외교부 동기 곽세환(조승연 분) 차관으로부터 명예퇴직 권고를 받은 서혜숙은 오랜 공직생활을 접기로 마음 먹고 남편 최경종(이승준 분)에게 말을 꺼내려는데 먼저 입을 뗀 최경종이 말한다. “우리 이혼해!”

최경종의 굴 속에 비친 그림자 속 서혜숙과 곽세환은 이미 오랜 연인이었기 때문이다.

자잘한 우여곡절을 겪지만 언제나 일상을 회복하는 드라마 ‘엄마친구아들’. 생애주기를 아우른 이 휴먼스토리엔 따뜻하고 유쾌한 위로가 담겨있다.








 
익인1
글을 너무 따뜻하게 써주셨다 ㅠㅠ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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