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에 40대 남성이 무단으로 침입해 2박3일 동안 머무르다 경찰에 붙잡혔다.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일 40대 남성은 사옥 지하주차장 전용 엘리베이터를 통해 지하로 내려간 뒤 경비가 허술한 틈을 타 보안 출입문을 넘어가 사옥 내부를 활보했다.
하이브 사옥의 보안이 뚫렸다는 소식에 소속 가수들 팬들뿐 아니라 일반 네티즌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하이브 소속 레이블이자 인기 걸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를 이끌던 민희진 전 대표가 지난달 27일 해임된 이후 이어진 일련의 사건들 때문이다.
민 전 대표는 지난 4월 하이브 측과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끝에 지난달 어도어 대표이사에서 해임됐다. 이에 뉴진스 멤버들은 지난 11일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하이브 측에 25일까지 민 전 대표의 복귀를 요구하는 최후통첩을 남겼다.
하이브를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외부인 침입으로 하이브 사옥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졌다. 현재의 사옥은 용산 트레이드센터를 리모델링해 2021년 3월 입주한 곳이다. 지하 7층~지상 19층 규모다.
사옥 내부는 음악 작업실과 촬영 스튜디오, 사무용 공간, 복지 공간 등 크게 세 부문으로 구성됐다. 사옥 입주 후 다양한 예능프로그램,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내부 시설이 공개돼 화제가 된 바 있다.
13일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하이브 용산 사옥의 AI추정가는 4795억원에 달한다. 하이브는 현재 건물 전체를 임차해 사용 중이며, 보증금은 약 171억원, 연간 임차료는 약 180억원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옥의 리뉴얼을 주도한 인물은 민 전 대표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하이브 CBO(Chief Brand Officer)로 일하며 신사옥 프로젝트를 포함한 기업 브랜딩 업무를 맡았다.
민 전 대표는 2021년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회사의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 브랜드 시스템을 정비하는 일이었다”며 “용산 신사옥을 단순 사옥 이전 프로젝트로 보기보다 브랜드 시스템 정비의 주요 축이라고 생각했다. 공간이 곧 태도를 만든다”고 밝혔다.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는 팬들이 최근 하이브와 민 전 대표 사이 갈등 상황 탓에 다양한 반응을 내놓았다. 한 이용자는 “민희진 대표가 컨셉을 잡고 리뉴얼한 건물인데, 이렇게 내쳐지는 걸 보니 묘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이용자는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데 보안까지 뚫린 게 설상가상이다”는 댓글을 남겼다.
이승우 땅집고 기자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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