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선임 기자= "중고교의 남학생들은 복도에서 선생님의 엉덩이를 툭 치거나 일부러 부딪히는 일이 있습니다. 그건 성추행입니다. 여선생님은 그 학생을 불러 세워서 뭐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학생은 그런 행위를 안 했다고 발뺌하는데, 선생님이 그 학생과 했다 안했다를 놓고 다투는 것 자체가 수치스러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은 모른 척하게 됩니다"
"수업 중에 학생들이 성적(性的)으로 선생님을 모욕하는 일도 있습니다. 임신한 여선생님 뒤에서 '00해서 임신했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는 선생님이 들으라고 하는 소리입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고생들이 이런 성희롱을 합니다"
윤미숙(44) 교사노조연맹 제2부위원장 겸 정책실장은 지난달 28일과 이달 2일, 4일 연합뉴스와의 세 차례 인터뷰에서 학교에서 학생들에 대한 통제가 안 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교권이 무너지면서 선생님들이 이런 학생들을 강력히 제지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면서 "학생 인권 못지않게 선생님들의 인권과 교권이 지켜져야 정상적 교육이 가능하다"고 했다.
김해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반 아이들이 20대 남자 담임 선생님의 얼굴에 여성 비키니 모습을 합성해 조롱했다. 아이들이 사과했으나 그것은 거짓이었다. 아이들은 사과 직후에 "선생님 얼굴 봤냐?. 선생님이 울라고 하더라. 웃음 나오는 것 참느라 힘들었다"면서 또 조롱했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잘못한 것을 가르쳐줘야 한다고 판단해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달라고 했다. 그러자 학부모들은 선생님을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했다. 교실 에어컨을 늦게 틀어줬고, 수학여행 때 엄격하게 했다는 게 이유였다.
서이초 사태 이후에도 교권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조심하는 학부모도 있지만 '이런 식으로 하면 선생님을 괴롭힐 수 있구나'라고 엉뚱하게 학습한 사람도 있다. 그동안 몰랐던 선생님 괴롭히는 방법을 알게 됐다면서 그걸 써먹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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